평양-대동군 고향 13명, 船上향우회서 추억젖어

  • 입력 2000년 8월 17일 18시 50분


“대동강아! 내가 왔다.”

남측 방문단 중 평양과 인근 대동군이 고향인 사람은 13명. 이들은 16일 오후대동강을 유람하면서 고향의 옛 모습을 떠올리며 추억을 나눴다. 고향에서의 ‘선상(船上) 향우회’였다.

50년11월 “발이 시려 얼어붙은 대동강을 못 건너겠다”던 막내아들 김병길씨(56·당시 6세)를 평양집에 남겨두고 떠났던 서순화씨(82·여)는 “원망스러운 강이지만 그래도 다시 보니 기분이 좋다”며 감격에 젖었다. 서씨는 15일 대동강이 갈라놓았던 모자(母子)의 정을 반세기만에 다시 나누며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탔던 아들에게 양말과 신발을 선물했었다.

선우예환씨(78)는 모교인 평양사범학교 쪽을 가리키며 학창시절을 회상했다. 강성덕씨(67·여)는 안내원들에게 “진짜 평양을 보려면 모란봉을 봐야 한다”며 일정 조정을 부탁하기도 했다.

선우춘실씨(72·여)는 “아버지와 배를 타고 대동강을 돌며 낚시도 하고 그물로 고기도 잡고 그랬지. 능라도 모래사장 속에 손을 쑥 넣으면 조개가 한줌씩 잡혀 끓여 먹곤 했는데…”라며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조유진씨(72)는 “모래사장에서 게도 잡고 멱도 감았었다”며 “가족들과 같이 유람왔으면 더 좋았을텐데…”라고 아쉬워했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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