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회한…이산가족 말말말/17일]

  • 입력 2000년 8월 17일 16시 04분


이산가족 상호 교환방문 사흘째인 17일 서울과 평양에서는 지난 50여년간의 회한과 그리움 등을 담은 이산가족들의 말들이 쏟아져 7천만 겨레의 마음을 움직였다.

17일 하루 남북의 이산가족과 상봉행사 관계자들이 토해낸 말들을 정리했다.

▲"저 담장만 넘으면 고향집인데...마음이야 당장에 넘어가 보고 싶지"(북측 홍두혁씨, 창덕궁을 관람하던중 고향집이 성균관대 후문 교직원 청사 바로 뒤였음을 회상하며)

▲"남쪽 기자들은 청각이 안좋은가?"(북측 주영훈씨, 16일 밤 모 일간지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는데 17일 조간에 본인이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보도한데 대해 힐난하면서)

▲"상봉의 맛이다"(북측 리록원씨, 제수인 남측의 최규범씨가 한술 떠준 생일케익을 먹은뒤)

▲"몇년전 영화 민비를 찍으려다 그만뒀다. 이왕이면 통일된 경복궁에 가서 찍는게 나을 것 같다"(북측 리래성씨, 창덕궁을 참관하던 도중 동생 이지연씨와의 대화에서)

▲"오빠가 꼭 늙은 최민수 같다"(리래성씨의 동생인 방송인 이지연씨,오빠의 모습을 표현하면서)

▲"셰익스피어가 살아 있다고 해도 조선민족의 비극적인 삶을 다룬 글은 쓰지 못했을 것입니다"(북측 조진용씨, 조선중앙방송위원회 드라마 작가인 북측의 조진용씨, 남측 어머니와 한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우리 선조들이 다리가 길었구만"(북측 려운봉씨, 규장각으로 오르는 계단의 폭의 넓고 가파른 사실을 달리 표현하며)

▲"힘있는 자는 힘으로, 돈있는 사람은 돈으로, 학식있는 사람으로 학식으로 통일에 기여해야 한다"(남측 이몽섭씨의 딸인 리도순씨, 아버지를 만난 자리에서 북측의 통일론을 소개하면서)

▲"허락만 해준다면 어머니를 들쳐업고 북한으로 가고 싶다"(북측 김동진씨, 앰뷸런스 안에서 남측 노모와 상봉하던중 희망사항을 묻자)

▲"마치 묘향산에 와 있는 듯한 생각이 들었습니다"(북측 오영재씨, 창덕궁 관람시 마침 들려오던 매미소리를 듣고 지은 즉흥시 중에서)

▲"방남 일정 중에서 지금 이 자리가 가장 인상깊다"(북측 박로창씨, 힐튼호텔자리가 6.25 전쟁당시 본인이 전투에 참가한 곳이라며)

▲"다음번에 말씀드리겠습니다"(박기륜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 17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곤란한 질문들이 떨어지자)

▲"이번 가족, 친척방문단 교환을 통하여 우리 모두는 우리나라가 북과 남으로 갈려져 있지만 우리 민족은 절대 갈라져서는 살 수 없는 하나의 겨레라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확인하였습니다" (량만길 평양시 인민위원장, 남측 방문단을 위한 환송연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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