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상봉]평양체류 이틀째 상봉행사 순항

  • 입력 2000년 8월 16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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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만난 기쁨과 슬픔에 평양에서 잊지 못할 하루를 보낸 남쪽 이산가족 100명은 16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숙소에서 가족들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졌으며, 오후에는 대동강 유람에 나서 평양이 고향인 사람들은 망향의 그리움을 달랬다.

개별상봉때에는 북쪽 안내원들도 자리를 비켜줘 그야말로 가족들만의 만남으로 이뤄졌다.

이날의 개별상봉에서도 몸이 불편해 휠체어를 탄 김금자(60)씨가 만나기로 했던 오빠 어후씨의 사망소식에 또 한번 가눌 수 없는 슬픔을 참아야 했고, 송혜숙(72)씨도 남동생 2명의 사망소식을 듣고 허탈해 하는 등 일부 가족들은 만나기로 한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이중의 슬픔을 느껴야 했다.

그러나 이재경(80)씨는 딸 경애씨 외에 동생, 조카 등 7명이 모두 생존해 있음을 새롭게 알게 되는 등 이산가족들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분단의 두 부부로 상징되는 이선행(81)ㆍ이송자(82)씨 부부는 각각 북쪽의 가족을 만났으며 내일쯤 두 가족이 서로 인사를 나누기로 했다.

이날 개별상봉에서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원들은 정성스레 준비해간 선물을 전하고 함께 못간 남쪽 가족들 사진과 육성 녹음테이프 등을 들려주면서 가족의 정을 나눴으며 이런 분위기는 북쪽 가족들도 함께 한 고려호텔 2, 3층 식당에서의 점심으로 이어졌다.

남쪽 지원단의 한 관계자는 "북한측이 만날 수 있는 가족으로 통보해 온 240명가운데 210명 정도가 상봉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적십자사 총재인 장충식(張忠植) 단장을 비롯한 남쪽 지원인력은 개별상봉이 진행되는 시간에 기자들과 함께 만수대 창작사와 평양지하철을 참관했다.

6월 정상회담 이후 가까워진 남북관계를 반영하듯 참관길의 평양시민들은 반갑게 인사를 하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북쪽 언론들은 15일 저녁 중앙테레비전방송이 40분간 이산가족 상봉을 보도한데 이어 16일자 노동신문이 4면에 '흩어진 북남 가족들의 평양출발과 도착' 소식, 상봉 모습 등을 사진과 함께 머리기사로 보도해 관심을 보였다.

대동강 유람을 마친 이산가족들은 이어 단군릉을 관람했으며 저녁에는 비공식만찬에 참석한 뒤 호텔로 돌아와 반세기를 뛰어넘는 만남에 고단한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며 평양에서의 이틀밤을 보내게 된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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