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상봉 이모저모]서울 /"많이 변했다" 연발

  • 입력 2000년 8월 15일 19시 23분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은 15일 김포공항 도착후 쉐라톤 워커힐호텔까지 관광버스로 이동하면서 차창밖으로 펼쳐진 서울의 모습에 감탄하는 모습이었다.

북측 방문단을 태운 1호차 운전사는 “버스를 탈 때는 다소 긴장하는 모습들이었으나 용산을 지날 무렵에는 참 많이 변했다는 소리가 들려 나왔다”고 전했다.

○…이날 워커힐호텔 현관에서 북측 방문단을 맞은 환영객들 중에는 집단 상봉을 앞두고 미리 얼굴을 확인하러온 남측 이산가족들이 취재기자 대열 가운데 상당수. 이중 북측 이산가족 양한상씨(69)를 만나러 온 동생 한호씨(57)는 “몸이 불편해 집에 계신 어머님이 형님이 오는지 가보라고 했다”며 현관에서 형의 이름을 부르기도. 한호씨는 “형님을 더 가까이서 보아야겠다”며 이날 남측 이산가족 숙소로 배정된 올림픽파크텔 이외에 워커힐호텔에도 별도로 방 한칸을 예약.

○…남북이산가족의 만남을 기리는 대형 걸개그림이 제작을 시작한지 엿새만에 완성돼 15일 아침 이산가족들의 집단상봉장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상봉장에 설치됐다.

폭 60m, 높이 10m 크기인 이 대형 걸개그림은 85년 고향방문단에 속했던 한 모자의 상봉 장면 등을 남북 이산가족 7만9183명의 이름으로 컴퓨터그래픽 처리해 완성한 것.

국정홍보처는 85년 당시 동아일보가 특종보도한 북측 아들 서형석씨(당시 54세)와 남측 어머니 유묘술씨(당시 83세)의 상봉장면 ‘오마니…’ 사진을 제공받아 중심 그림으로 삼았다. 이 그림은 먼 발치에서 보면 일반적인 대형 그림이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그동안 확인된 이산가족들의 이름이 깨알처럼 새겨져 있다.

○…이날 남측 방북단이 출국하는 김포공항 제2청사 출국장에는 방북하는 이산가족의 친지들 수백명이 몰려나와 장사진. 한국전쟁 참전 용사로 귀국길에 우연히 남측 이산가족의 출발 모습을 지켜보게 된 숄레트 가이(72) 등 프랑스인 5명은 “내가 피를 흘렸던 한국에 이제 완연한 평화의 봄이 찾아왔다”며 감개무량한 표정.

○…시계회사인 로만손과 에드윈은 이날 아침 김포공항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탄 남측 방북단원들에게 시계를 하나씩 무료로 제공.특히 에드윈측이 선물한 손목시계에는 남측 방북단원의 얼굴사진이 바탕에 깔려 있어 북측의 헤어진 친지에게 기념선물로 주기에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큰 아버님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공항에 나왔던 북측 방문단 심종만씨(68)의 남쪽 동생 가족들은 입국장을 빠져나온 심씨가 피켓을 확인하고 손을 흔들자 일제히 “아버님”이라고 부르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버스 근처까지 따라나간 심씨 가족들은 버스가 공항을 빠져나갈때까지 눈짓으로나마 감격의 첫 인사를 나누는 모습.○…151명의 북측 방문단 가운데 북한적십자단원이나 취재기자들은 환영나온 시민들의 박수에 자신있는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으나 북측 이산가족들은 50년만에 헤어진 가족을 만난다는 설렘 때문인지 다소 굳은 표정.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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