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복구]지뢰 제거에 공사 속도 달렸다

  • 입력 2000년 8월 14일 19시 58분


경의선 복원공사와 관련해 공사구간에 매설돼 있을 지뢰 제거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남한쪽 복원구간인 경기 파주시 문산읍 선유리∼장단 12㎞ 약 24만평에는 대전차 대인 지뢰 10여만발이 매설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방부는 야전 공병부대 2개 대대와 특수요원 등 1000여명을 동원해 지뢰제거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하지만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는 탐지 장비로는 완벽한 제거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주한 미군측에 첨단장비 지원을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M14대인지뢰(속칭 발목지뢰)에 대한 탐지, 제거가 큰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 주변에 매설된 지뢰로 지금까지 여러 사람이 피해를 보았다. 5월 민통선 지역인 경기 연천군 백학면 갈현리에서 농지 개간작업 중이던 김동필씨(61)가 대인지뢰를 밟아 다리가 절단되는 피해를 보았다. 같은 달 파주시 군내면 하포리에서 개간작업 중이던 김모씨(56)는 몰고 가던 트랙터가 대전차지뢰에 부딪쳐 크게 파손되는 피해를 보기도 했다.

국방부가 공식 확인한 92년부터 97년 8월까지만 해도 모두 44건의 지뢰사고가 나 35명이 죽고 43명이 부상했다. 사상자 중 민간인은 29명으로 37% 정도.

지뢰지역은 사고위험이 높아 군인들도 아예 접근하지 않는데다 최근 몇 해 동안 경기 북부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상당수의 지뢰가 유실됐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군 당국이 표시해둔 ‘지뢰지역’이 아니더라도 지뢰가 묻혀 있을 개연성이 높다. 경의선 복원과 관련한 지뢰제거 작업 도중 사고 예방과 완벽한 지뢰제거를 위해서는 상당한 시일과 노력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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