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요언론, 8·15 이산상봉 소식 대서특필

  • 입력 2000년 8월 14일 15시 44분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8·15 남북 이산가족의 교환방문을 앞두고 남한의 이산가족들이 반세기 전 헤어졌던 혈육과의 만남에 가슴이 부풀어 있다며 이들의 애절한 얘기들을 화보와 함께 크게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지는 13일 1면 주요기사와 4면 전면을 할애한 기사 ‘전쟁으로 헤어진 한국인들, 혈육의 귀환을 기다린다’에서 과거 남한 내 월북자의 가족들이 당해야 했던 고통과 비극을 전하고 김남식씨(85)와 북한에 살고 있는 아들 김현석씨(65)의 기구한 상봉 사연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 신문은 64년 김현석씨가 일본을 거쳐 보낸 편지를 읽기도 전에 압수당했던 김남식씨의 아픈 기억, 그리고 아버지는 북한에서 살고 있는 아들에 대한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거부했지만 결국 북한의 아들이 신청, 극적인 부자간의 만남이 이뤄지게 된 사연들을 전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남북 화해를 꾀하려는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의지를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이며 김위원장은 아버지 김일성(金日成) 주석의 사망 이후 가장 큰 도박을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지는 13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산가족의 상봉이 이뤄지게 됐으나 이들 중 일부는 만남을 눈앞에 두고 사망하는 등 주위를 숙연하게 하는 일들이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꿈에 그리던 아들을 50년 만에 만나게 됐다는 통보를 받고 사흘 만에 숨진 96세 할머니와 암투병으로 혼수상태에 빠져 방북 이산가족에서 빠지게 된 89세 할아버지의 안타까운 사연을 실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들 사례는 남북한 정부가 인도적 조치를 너무 늦게 취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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