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개각]민주-자민련 인사 고루 발탁…'DJP 공조'재확인

  • 입력 2000년 8월 7일 12시 33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8·7 개각'을 통해 민주당과 자민련 출신 인사들을 비교적 공평하게 발탁함으로서 'DJP 공조'가 재확인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개각 대상 11개 부·처 장관 및 장관급 가운데 정치권과 관련이 있는 인사는 송 자(宋 梓) 교육, 노무현(盧武鉉) 해양수산, 한갑수(韓甲洙) 농림, 신국환(辛國煥) 산업자원부 장관과 장영철(張永喆) 노사정위원장 등 모두 5명이다.

이가운데 민주당 21세기 국정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 자 교육부 장관과 노무현 해양수산, 장영철 노사정위원장은 민주당 당적을 가지고 있으며,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과 한갑수 농림부 장관은 자민련 출신이거나 자민련의 '실질적 오너'인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의 '측근'으로 분류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개각에선 양당 인사가 6대 4의 비율로 내각에 참여하게 됐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연세대 총장을 거쳐 명지대 총장을 맡고 있는 송 자 교육부 장관의 경우 '민주당 몫'이라기 보다는 교육전문가 발탁 차원에서 입각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입각한 양당 인사는 5대 5로 볼 수 있다는게 민주당과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개각에서 김대통령은 민주당과 자민련 인사들을 고르게 포진시킴으로써 'DJP 공조정신'이 유효하다는 점을 재확인 하려 한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개각 불참' 방침까지 밝힌 자민련은 "입각한 자민련 출신은 당적을 갖고 있는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 1명 밖에 없다"고 극구 강조하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한갑수 농림부 장관은 전남 나주 출신으로 10대 의원 당시공화당에 입당한 적은 있으나 자민련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인사"라고 주장했다.

조부영(趙富英) 부총재, 김학원(金學元) 대변인 등도 "신임 한 장관은 자민련과는 관계가 없다"며 비판여론 가능성에 신경을 썼다.

그럼에도 불구, 청와대 박준영(朴晙瑩) 대변인이 개각 발표후 한 장관을 신 장관과 함께 '자민련 몫'이라고 설명한 점으로 미뤄 그가 당과는 직접 관련이 없더라도 최소한 김명예총재의 '묵시적 동의'에 따라 입각하게 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한 장관은 김명예총재의 총리직 재직시절부터 김명예총재와 골프 라운딩을 함께하는 등 매우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으며, 정권교체후 조각과정에서도 '자민련 추천몫'으로 입각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았었다.

이에 따라 신임 한 장관이 당 차원에선 전혀 거론되지 않은 '의외의 인물'이지만 김명예총재의 '의중'이 반영된 인물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자민련 총재인 이한동(李漢東) 총리가 내각의 수장을 맡은데 이어 자민련과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는 인사 2명이 입각함에 따라 지난 16대 총선과정에서 '파국'을 맞았던 'DJP 공조'는 완전한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을 것같다.

[서울 = 연합뉴스 정재용기자]jjy@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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