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관급회담]北 왜 베이징거쳐 왔을까?

  • 입력 2000년 7월 30일 19시 03분


장관급회담에 참석한 북한대표단이 판문점이 아닌 중국 베이징(北京)을 거쳐 서울로 와 궁금증을 자아냈다. 북측이 판문점을 기피한 이유는 판문점이 주한미군이 주도하는 유엔사 관할지역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측 전금진(全今鎭)단장은 29일 김포공항 도착 직후 이에 대해 묻자 “나중에 얘기하자”고 피했고 최성익(崔成益)대표는 “육로로 많이 다녔는데 항로도 다니면 좋죠”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수행원은 “(판문점에는) 아메리카인들이 있지 않느냐. 그게 우리가 그쪽(베이징)을 택한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북측이 28일 판문점 연락관 접촉에서 “회담일정을 30일로 연기하자”고 제의했던 것도 베이징을 경유하는 방문경로를 내부적으로 결정한 뒤 베이징에서 항공편을 예약못할 가능성을 염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북한군부의 입장을 감안해 판문점을 피하고 제3의 장소를 이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또 남측이 이번 회담에서 판문점 연락사무소 복원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판단해 이를 ‘전략적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판문점을 거부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정부는 2차장관급회담이 평양에서 열릴 경우 판문점 또는 정상회담 때 열렸던 남북직항로를 통해 방북하겠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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