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들 "이산가족 유전자로 찾아준다"

  • 입력 2000년 7월 18일 18시 52분


“이산가족을 찾으려면 바이오 벤처로 오세요.”

오랫동안 떨어져 살아온 이산가족들은 서로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부모자식이나 형제라면 얼굴만으로도 찾을 수 있겠지만 1세대들이 세상을 떠난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후손들로서는 친척을 알아내기가 무척 어렵다.

벤처기업들이 이산가족들의 이러한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5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검사해주기로 했다. 가장 앞선 회사는 아이디진(02―3432―0153)과 디엔에이타이핑사(041―550―3447).

아이디진은 남한의 모든 이산가족을 대상으로 DNA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DNA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혈연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DNA는 지문에 스티커를 붙여 상피세포를 분리하는 방법으로 추출한다. 정확도는 99.9%. 사돈의 팔촌까지도 가려낸다.

디엔에이타이핑사는 성염색체인 Y염색체 분석을 통해 부계(父系)혈통을,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분석을 통해 모계(母系)혈통의 일치 여부를 가려낸다. 촌수(寸數)가 멀어지면 분석에 시간이 걸리지만 정확도는 높다.

이밖에도 많은 바이오 벤처업체들이 머리카락 등 신체의 일부만으로 친인척 여부를 확인해내는 최신 유전자 분석법을 개발해 남북 이산가족의 혈연 관계를 과학적으로 입증할 준비를 갖췄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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