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방외교 급류]…泰서 월말 美-日-加와 외무회담

  • 입력 2000년 7월 14일 18시 34분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외국과의 관계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한은 27일부터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의 기간 중 미국 및 일본과 사상 첫 외무장관 회담을 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외무장관 회담이 성사되면 북―미, 북―일 관계 정상화가 급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회의 기간에 캐나다와도 수교를 전제로 한 외무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미국 정부 소식통은 13일 “북한의 백남순(白南淳)외무상과 미국의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ARF 회의 기간에 개별 회담을 갖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찰스 카트먼 미 한반도평화회담특사와 김계관(金桂寬) 북한 외무성 부상이실무 협의를 갖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본 상태”라고 전했다.

북―미 외무장관회담이 성사될 경우 양측은 북한의 핵 문제와 미사일 위협, 대북제재 추가완화, 미군유해 송환 등 양국간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교착 상태에 있는 북한 고위당국자의 워싱턴 방문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정부도 ARF 회의에서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외상이 북한의 백 외상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북한측에 전달했으며 북한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14일 밝혔다.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는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여러 기회를 통해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기대를 표시했다.

회담이 성사될 경우 일본측은 북한과의 국교정상화에 강한 의욕을 갖고 있다는 점과 오키나와(沖繩) 선진8개국(G8) 정상회담에서 채택할 ‘한반도 정세에 관한 특별성명’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모리 총리의 친서를 북한측에 전달하는 문제도 검토 중이다.

한편 캐나다의 로이드 액스워디 외무장관은 13일 “캐나다가 현재 북한과 수교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수교협상을 이달 말까지 마무리짓기 위해 ARF 회의 때 북한의 백외상을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 미야자키(宮崎)에서 열린 G8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액스워디 장관은 캐나다 기자들과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말하고 “현재 캐나다 특사가 북한을 방문 중”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도쿄〓한기흥·심규선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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