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이한동총리, 모처럼 반가운 악수-덕담

  • 입력 2000년 7월 4일 19시 29분


동년배로 법관생활을 같이 하고서도 사이가 썩 좋지 않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65)총재와 이한동(李漢東·66)국무총리가 4일 모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환담했다.

이총재는 총리 취임 인사차 한나라당사를 찾을 예정이던 이총리를 국회의 총재실에서 맞았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총리가 당사로 오는 게 멋쩍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축하한다. 명총리가 되어 달라”는 이총재의 덕담에 이총리는 “총리 임명동의 과정에 많은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인사했다. 이총재가 “역사상 첫 인사청문회를 하느라 더 고생이 됐겠다”고 위로하자 이총리는 “고생을 하긴 했지만 40여년간의 공직생활을 다시 한번 돌이켜 볼 수 있는 계기도 됐다”고 답했다. 과거 이총리 계보에 속했던 정창화(鄭昌和)원내총무는 “인사청문회를 약하게 했다고 의원들로부터 욕을 많이 먹었다”고 농담했다.

이총재는 이어 “대통령이 하지 못하는 일을 총리가 잘 살펴 처리해달라”고 당부했고 이총리는 “일을 제대로 처리하도록 충고해달라”고 고개를 숙인 뒤 자리를 떴다. 이총리는 이총재와 면담 후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자택을 방문해 취임인사를 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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