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맞는 '빅3연대']與최고위원 경선 갈등 증폭

  • 입력 2000년 7월 2일 20시 10분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을 겨냥해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흘러나왔던 권노갑(權魯甲)고문-한화갑(韓和甲)의원-이인제(李仁濟)고문의 ‘3자 연대론’이 역풍을 맞고 있다.

지난달 28일 권-한의 이른바 ‘투 갑(甲)스’ 회동으로 가시화 조짐을 보였던 ‘3자 연대론’이 최고위원 출마를 저울질하는 다른 후보들의 반발에 부닥쳐 주춤거리고 있는 것.

‘3자 연대론’이 공격의 타깃이 된 데는 당의 ‘빅 3’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이 연대할 경우 다른 후보들이 비집고 들어설 여지가 사실상 없다는 점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다른 후보들은 “세 사람이 연대할 경우 나머지 후보들은 자연스럽게 비주류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은 데 누가 맘놓고 출마하겠느냐”고 볼멘 소리다.

28일 회동후 한화갑의원이 권노갑고문과 자신의 관계를 놓고 ‘영원한 형제’ ‘장형’이라고 표현한 대목에 대해서도 “당이 무슨 사조직이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의원측은 이같은 ‘3자 연대론’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의식한 듯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인제고문과의 연대는 생각해본 적도 없고, 가능하다고 생각지도 않는다”며 진화에 나섰다. 한의원은 그러나 권고문과의 회동 후 이고문과의 연대에 대해 “전당대회에서 몇 사람까지 투표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두었었다.

권고문의 한 측근도 “우리가 ‘3자 연대론’을 공식 언급한 적이 있느냐”고 반문한 뒤 “연대문제는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양측의 이런 반응에는 ‘권노갑-이인제’간의 우호적 관계, ‘권노갑-한화갑’간의 연대선언에도 불구하고 ‘한화갑-이인제’간의 인간적 관계가 아직 다져지지 않은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동교동계의 한 인사도 “‘3자 연대론’이 가시화하려면 한의원과 이고문간에 사전정지작업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따라서 후보간 연대를 위한 구체적인 그림들은 경선전이 본격화하는 이달 중순이후에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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