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적십자회담]北 '이산상봉 정례화' 받아들일까

  • 입력 2000년 6월 22일 19시 27분


금강산에서 열릴 예정인 남북적십자회담을 둘러싸고 남북의 입장과 계산이 상당히 엇갈려 순항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우선 남측의 기본 입장은 적십자회담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실현한다는 것. 이를 위해 남북간 이산가족 문제 해결 방안을 충분히 협의했던 적십자 본회담의 경험을 되살려 11차 본회담으로 이어간다는 게 우리측의 구상이다.

그러나 북측은 정상회담 합의사항인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절차 협의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은 이산가족방문단 100명의 교환을 위한 조건제시와 함께 비전향장기수 문제 해결을 강력하게 주문할 것이란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이미 북한 적십자회 장재언(張在彦)중앙위원장은 17일 8·15를 전후한 이산가족, 친척 방문단의 교환과 함께 비전향 장기수 문제의 해결을 강조하는 전통문을 한적측에 보냈다.

또 회담장소가 금강산으로 결정된 것은 향후 이산가족 상봉 면회소 설치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통신망 부재 등 원활한 회담 진행을 막는 장애들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여기에다 판문점이 유엔사 관할이라는 이유로 북한측이 회담장으로 사용하는 것을 계속 거부할 경우 판문점의 기능이 유명무실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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