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위원장은 특히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수행원들의 방북을 ‘용기’의 관점에서 치하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평양시민의 열광적인 환영과 관련, “김대통령의 용감한 방북에 인민들이 용감하게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장관들도 힘든, 두려운, 무서운 길을 오셨다”고 평가한 뒤 “하지만 공산주의자도 도덕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위원장이 김대통령과 수행 장관들의 ‘용기’를 거듭 치하하자 김대통령이 “나는 처음부터 겁이 없었습니다”고 답변했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초청자측에서 방북 인사들의 용기를 강조한 것이 다소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으나 방북이 성사된 것을 치하하는 북한식 표현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위원장은 또 94년 추진된 남북정상회담을 회고하며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자료)요구를 많이 했다고 한다. 유엔에까지 자료를 부탁해 가져왔다는 데 그때 김영삼대통령이 다정다심(多情多心)했다면 직통전화 한 통화면 자료를 다 주었을 것”이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그는 ‘용순비서’라고 부르는 김용순(金容淳)아태평화위원장에게 연도에 나온 환영인파 수를 물어 김용순위원장이 “60만명 가량인 것 같다”고 대답하자 “나는 40만명 정도 되는 것 같던데…”라고 수정하는 등 자기주장이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