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쇄회담은 ‘조문외교’의 성격상 회동시간이 20여분밖에 안돼 심도 있는 논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남북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이뤄지는 3국 정상의 만남은 상징성 못지 않게 실질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한일 정상은 지난달 29일 회담을 통해 이미 보조를 맞췄기 때문에 이번엔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회동이 관심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 취임 후 네번째인 한미 정상회담은 남북정상회담에서의 북한의 핵 미사일문제 논의 여부를 둘러싼 양국간 ‘이견설’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미국은 단독회담을 갖자는 한국정부의 요청에 대해 별다른 이의 없이 응했다는 후문이다. 미국으로서도 부담스러운 ‘이견설’을 걷어낼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대통령은 5일 16대국회 개원식에서도 “이번 회담에서 (남북이) 서로 모든 문제를 격의 없이 논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3각회동은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 한반도 주변국의 ‘정상외교’가 활발해진 시점에 이뤄진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한일, 북-중, 미-러 정상회담이 열렸고 다음달에는 중-러 정상회담이 열린다.
3각회동은 따라서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화될 한반도의 냉전체제 해체 노력과 동북아의 질서재편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