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개원식]金대통령-이회창총재 대화 "맑았다 흐림"

  • 입력 2000년 6월 5일 19시 25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5일 국회연설 직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의장단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 등 3당대표 및 간부들과 15분 가량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 이총재가 ‘선거사범 수사’ 문제를 따지듯 거론하자 김대통령은 서둘러 자리를 떠나 한때 썰렁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다음은 대화록 요지.

▽김대통령〓저의 부족한 말씀을 듣기 위해 참석해줘 고맙다. 특히 야당과 이회창총재에게 감사드린다.

▽이총재〓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 때 (개원식에) 야당(96년 당시 국민회의)이 불참한 모습이 보기 안좋아 그런 모습을 안보이려고 했다.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총무〓야당을 국정파트너로 인정하겠다는 말씀에 기대가 크다.

▽김대통령〓문제가 있으면 만나고 전화하도록 하자.

▽이총재〓이번에 보니 민주당 정균환(鄭均桓)총무가 빡빡하더라.

▽김대통령〓(이용훈·李容勳 중앙선관위원장을 향해)그동안 수고가 많았다.

▽이총재〓선관위가 선거사범을 많이 고발했는데도 검찰이 기소도 안해서 곤란하다.

▽김대통령〓선관위는 열심히 했다. 이번 선거에서 보니 선관위나 수사기관도 잘 해야겠지만 국민이 협력해야 한다. 그것이 중요하다.

▽이총재〓선관위는 열심히 했는데 검찰이 안 들어주니….

▽김대통령〓축하가 끝나고 선거 얘기가 나오는 것을 보니 가야 할 시간이 된 것 같다.(웃음)

한편 이날 이총재는 김대통령의 개원연설 도중 거의 박수를 치지 않았으나 연설말미에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존중하겠다는 점을 굳게 약속한다”는 대목에서는 박수를 쳤다. 또 이 때만은 야당의원들이 상당수 동참, 박수소리가 가장 컸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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