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안방생중계 'SNG활용' 신경전

  • 입력 2000년 5월 23일 19시 29분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평양방문 모습은 어떤 경로로 안방까지 전달될까.

일단 남북간 합의사항은 남측이 평양에서 TV중계를 위해 직접 촬영, 제작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구체적인 중계방식은 31일 평양으로 파견될 선발대가 북한측과 협의해야 한다. 현재 고려중인 생방송 방법은 3가지 정도.

첫째는 마이크로웨이브(초단파)를 이용하는 방법. 90년 평양 남북축구경기도 이런 방식을 활용했다. 북한 중앙TV는 영상 및 음성신호를 제공하고, 송신된 신호는 북측 중계탑을 거쳐 판문점까지 마이크로웨이브로 전송된다. 당시 남측은 판문점에서 이를 수신해 북측 컬러TV 방식인 PAL(Phase Alternate Line)을 남측 컬러TV 방식인 NTSC(National TV System Committee)로 전환해 서울의 각 방송사로 송신했다.

두번째로는 평양에 설치된 인공위성지구국을 이용하는 방법. 남측이 제작한 화면을 북한 중앙TV 중계차나 중앙TV 시설을 이용해 인공위성 중계를 거치는 것. 북한은 지난해 9월부터 태국 사나와트사(社)의 통신위성인 타이콤-3 중계기를 임차해 위성방송을 하고 있어 기술적으로 무리는 없다. 지난해 12월 평양에서 열렸던 민족통일음악회 공연도 이같은 방식을 이용했다.

마지막으로 위성중계장비인 SNG(Satellite News Gathering)를 활용하는 방안. 무궁화위성을 거쳐 금산지구국으로 화면을 전송한다는 점에서 가장 안정적인 방식이지만 북측이 꺼리고 있다. 북한 내부사정이 고스란히 공개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97년 8월19일 함경남도 신포 경수로 착공식 때 이미 SNG를 활용한 전례가 있는 만큼 북측에 SNG방법을 꾸준히 설득하겠다는 게 정부측 생각.

현재 북측은 마이크로웨이브나 북측위성을 활용하는 방안을 주장하는 반면 남측은 SNG를 활용하는 방식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방식이 되든 김대통령의 평양 도착 및 정상회담 등 주요장면은 생방송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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