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총재경선 D-9]李총재-비주류 3人 경쟁돌입

  • 입력 2000년 5월 21일 19시 44분


‘5·31’전당대회를 앞두고 불공정 경선 시비를 우려해 한동안 신중한 행보를 보여온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선거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여서 한나라당의 당권경쟁 열기가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23일 출마선언…당정 이양 방침▼

○…이총재는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총재 경선출마를 선언하는 한편 공정한 경선관리를 위해 총재의 당무집행권을 부총재에게 이양, 당을 총재권한대행체제로 일시 전환할 방침.

이총재는 이와 함께 지난 주말부터 여의도 부국빌딩에 있는 후원회 사무실에 경선캠프를 차리고 지구당 위원장 및 대의원들과의 접촉을 시작. 이 사무실은 97년 대통령선거 당시 이총재의 사조직인 ‘부국팀’이 활동했던 곳으로 양정규(梁正圭)부총재와 이흥주(李興柱)총재특보 등 대선 캠프 참여 인사들이 대부분 다시 모일 전망.

당초 과열 시비를 우려해 후보등록(25일) 후부터나 선거운동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공언해온 이총재측이 이처럼 득표전에 나선 것은 “한가하게 있다가 잘못하면 망신당할 수 있다”는 초조감이 작용했기 때문. 실제 이총재 진영의 한 핵심인사는 21일 “상대 후보측에서 워낙 악성 루머를 퍼뜨리고 있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고충을 토로.

▼지방 시도지부 순회 지지호소▼

○…이총재에게 도전장을 낸 김덕룡(金德龍)부총재와 강삼재(姜三載)의원, 손학규(孫鶴圭)당선자는 ‘이회창 사당(私黨)화 저지’를 내세우며 밑바닥 표 훑기에 주력.

김부총재는 “특정인에 의한 당 독점을 막고 당원이 주도하는 공당으로 거듭나자”며 대의원들과 직접 접촉 중. 강의원은 40대 5선의원임을 내세워 ‘세대혁명과 젊은 정치’를 주창. 손당선자는 18일 광주 및 전남시도지부를 찾아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의 질타를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며 지지를 호소.

○…7명을 뽑는 부총재 경선에는 21일 목요상(睦堯相)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모두 14명이 선거전에 돌입한 상태. 이들은 저마다 지역 순회 일정을 잡고 대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지원을 당부하고 있으나 한결같이 “열심히 돌아다니고는 있지만 워낙 후보가 난립해 감(感)을 못잡겠다”고 하소연. 특히 출신 지역이 겹치는 후보들은 ‘후보 단일화’ 압박까지 받고 있어 이중고(二重苦)라는 전언.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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