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이한동총재 회동]공조 복원 탐색

  • 입력 2000년 4월 28일 22시 59분


28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이한동(李漢東)자민련총재의 청와대 회담을 계기로 총선을 치르면서 극도로 악화된 민주당과 자민련의 관계에 다소나마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물론 이날 회담에서 양당 간 공조복원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는 게 양측의 전언이다. 그러나 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이총재의 밝은 표정에선 뭔가 변화의 조짐을 읽을 수 있었다.

이총재는 회담결과에 대해 “정치발전을 위해서도, 우리당의 입장에서도 매우 유익한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유익하다’는 말의 의미를 묻자 “나중에 결과를 보자. 모든 일이 돼가는 것을 보라”며 “김대통령이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에 대해 한 말이 더 있으나 두 분 사이의 문제인 만큼 밝히지 않겠다”고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이 때문에 회담에서 양당 간 공조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더라도 관계개선을 위한 모종의 제의가 있었으리라는 관측을 낳았다. 자민련 한 당직자도 “최소한 양당간에 극도로 사나웠던 감정의 응어리를 푸는 계기는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이총재는 총선과정에서 김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해 느낀 자민련의 섭섭한 ‘감정’을 충분히 얘기했고 김대통령도 중선거구제 및 1인2표제의 무산 등을 거론하며 “나도 섭섭한 게 있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양측간에 관계개선이 가시화되기에는 꽤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JP는 이총재의 회담결과 보고를 받은 뒤 공조복원 가능성을 묻는 당직자의 질문에 “공조문제는 꺼내지도 말라”고 일침을 놓았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양당이 반목에서 벗어난다고 하더라도 어떤 새로운 관계를 다시 갖기까지에는 상당기간 ‘모색기’가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들이 많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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