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訪美회견]"차기 대선 영향력 행사"

  • 입력 2000년 4월 26일 00시 57분


미국을 방문중인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은 25일 앞으로 전직 대통령으로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며 다음 대통령선거 때도 견해를 밝힐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전대통령은 이날 숙소인 워싱턴 파크 하야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는 식물인간이 아니고 내가 식물인간이 되기를 바라면 잘못”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기자회견 내내 그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김대중’이라고 불렀다.

김대통령과의 협력문제에 대해 그는 “김대중 쪽에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었다”고 말했으나 이에 응할 것인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또 총선결과와 관련해서는 “한나라당 공천파동이 없었다면 한나라당이 3분의 2 정도의 의석을 확보해김대중 정권을 더욱 확실하게 심판할 수 있었는데 아쉽게 됐다”며 “김대중은 이제 힘을 잃어 레임덕 현상이 심해지고 있으며 정치적으로 반신불수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1997년 대통령선거 직전에 불거졌던 김대통령의 비자금사건에 대한 수사를 중단시킨 이유는 “광주에서 폭동이 일어나 대선이 치러질 수 없는 상황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며 “나는 후임자를 뽑는 선거를 치르지 못하고 물러나는 불행한 대통령이 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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