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희비 갈린 전국구 후보] 1순번 차이로 '금배지' 좌절

  • 입력 2000년 4월 14일 19시 42분


총선 결과가 완전히 집계된 14일 각당에서는 전국구 후보들의 희비와 명암이 엇갈렸다.

○…한나라당은 비례대표 당선안정권을 19석으로 예상했으나 2석 많은 21석을 차지. 이에 따라 20번인 이원형(李源炯)부대변인과 21번 손희정(孫希姃)경북도지부여성위원장이 환호.

특히 대구 수성갑을 김만제(金滿堤)씨에게 내줬던 이부대변인은 당초 당선안정권에 배치됐다가 막판 순번 조정과정에서 20번으로 밀리면서 다소 낙담했으나 이날 새벽 당선이 확정되자 안도. 경북지역과 여성배려 케이스로 추천된 손위원장은 “올바른 의정활동으로 당과 국민에게 보답할 것”이라며 기쁨을 표시.

당선안정권에 들어있다 22번으로 밀리는 바람에 비례대표 예비후보 1번이 된 김영선(金映宣)의원은 이날 며칠간 쉬고 오겠다며 지방행.

○…민주당은 당초 전국구 의석의 하한선을 20석으로 예상했으나 개표 결과 19석에 머물자 아쉬운 표정. 특히 출구조사를 포함해 최근의 모든 여론조사가 민주당의 승리를 예상, “잘만하면 21, 22석까지 가능하다”고 장담하던 터여서 허탈감이 더욱 큰 인상.

19번으로 간신히 ‘턱걸이’를 한 행운의 주인공은 유삼남(柳三男)전해군참모총장. 반면 20번으로 아쉽게 예비후보 1번이 된 후보는 김화중(金花中)서울대교수였고, 그 뒤로는 최명헌(崔明憲)고문 박양수(朴洋洙)사무부총장 조배숙(趙培淑)변호사 오영식(吳永食)청년위원장의 순.

그러나 민주당은 당정개편 때 일부 전국구 당선자가 입각하는 등 ‘영전’할 경우 의원직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 예비후보 앞 순위자들은 “머지않은 시기에 원내 진입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며 기대.

○…자민련은 그동안 ‘최소한 6번’이라며 변웅전(邊雄田)선대위대변인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해온 실정. 그러나 당선권이 5번 안대륜(安大崙)총재특보로 결정되자 변대변인은 13일 저녁부터 당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등 불만을 표시.

변대변인은 충남 서산-태안의 재공천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였으나 한영수(韓英洙)부총재가 “내가 정치를 그만두면 JP도 그만둬야 한다”며 JP를 ‘협박’하는 바람에 지역구를 사실상 뺏기고 전국구 6번을 받았다. 결국 한부총재도 탈락하고 자신도 탈락하는 결과로 나타난 것.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어안이 벙벙할 뿐”이라며 애써 헛웃음.

반면 지역구 공천에서 탈락하고 전국구 3번을 공천받은 김종호(金宗鎬)부총재는 자민련 당3역과 부총재 5명이 줄줄이 지역구에서 낙선한 데 반해 6선의원으로 원내에 진출하는 행운.

○…민국당은 최소 전국구 3석을 기대했지만 저조한 득표율로 전국구 1번으로 홍일점인 강숙자(姜淑子)후보만 당선. 이에 따라 “물구나무를 서서라도 원내에 들어갈 것”이라고 공언했던 전국구 2번 김상현(金相賢)최고위원과 3번인 장기표(張琪杓)선대위원장은 낙담하는 표정이 역력.

<박제균·송인수·이철희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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