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지역구도]충청선 약화…영호남 더욱 고착

  • 입력 2000년 4월 14일 03시 41분


16대 총선 결과는 지역정서 해체를 향한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보여줬다.

지역정서의 변화 흐름이 충청 호남 영남에서 각기 다르게 나타났기 때문. 충청에서는 상대적으로 지역정서가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영호남에서는 반대로 지역정서가 더욱 공고화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충청지역은 선거전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2강 대결로 굳어지면서 자민련의 세가 약화돼 민주당 한나라당과 치열한 3파전이 벌어졌다. 자민련이 충청지역에서 이처럼 고전한 데는 민주당이 또 다른 지역카드라 할 수 있는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을 충남 논산-금산에 출마시킴으로써 충청지역 유권자들에게 자민련 이외의 지역적 대안을 제시했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 호남에서도 88년 13대 총선 이후 처음으로 무소속 당선자를 상당수 배출, 김대중(金大中)정권 창출 이후 지역정서가 많이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영남에서는 과거 10여석 이상을 타당에 주었던 역대 선거와는 달리 한나라당이 대부분의 지역을 석권했다. 14일 0시 현재, 대구 경북 지역에서는 자민련 박철언(朴哲彦) 이정무(李廷武)후보, 민주당 김중권(金重權)후보 등이 모두 탈락하고 한나라당 후보가 전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 부산 경남에서는 지역성향이 다소 다른 울산의 무소속 정몽준(鄭夢準)후보 등 2, 3명을 제외하고 한나라당 후보가 압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에서의 한나라당 석권은 9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와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에게 표가 갈림으로써 정권을 빼앗겼다는 정서 때문인 듯하다. 또 현 정권 출범 이후 느껴온 불만과 소외감이 집단지지심리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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