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의 낙천 낙선운동과 납세 병역 전과경력 등 후보신상정보 공개 과정에서 감지됐던 ‘바꿔 열기’가 실제 투표 결과에 반영된 것이다.
이런 기류는 지역감정의 영향을 덜 받는 수도권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정치 1번지’라는 서울 종로에서 한나라당 정인봉(鄭寅鳳)후보가 민주당의 대선 주자인 이종찬(李鍾贊)후보를 꺾었는가 하면 서울 성동에선 33세의 민주당 임종석(任鍾晳)후보가 64세의 4선 의원 한나라당 이세기(李世基)후보를 누른 것.
자민련의 영향력이 급속히 퇴조한 충청권에서는 곳곳에서 신진이 약진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민주당 이용희(李龍熙), 자민련 박준병(朴俊炳)후보를 물리친 충북 보은-옥천-영동의 한나라당 심규철(沈揆喆)후보와 한나라당 성무용(成武鏞), 자민련 정일영(鄭一永)후보를 나란히 꺾은 충남 천안갑의 민주당 전용학(田溶鶴)후보 등이 대표적인 경우.
이밖에 민주노동당의 최용규(崔勇圭·울산 북)후보와 무소속의 박주선(朴柱宣·전남 보성-화순)후보 등이 영호남에서 지역감정의 벽을 넘어서 선전한 것도 따지고 보면 ‘신진 돌풍’의 영향 덕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이번 총선에서 처음 나타난 것은 아니다. 15대 총선에서도 전체 국회의원 299명 중 신인이 139명(46.5%)이었다. 이는 14대 총선에서의 신인 비율 39.1% 보다 크게 늘어난 수준이어서 정치권 세대교체 바람은 갈수록 거세지는 추세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