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총선]부천 원미을 "전과자-싸움꾼-철새" 3각 공방

  • 입력 2000년 4월 5일 19시 54분


《5일 식목일 휴일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열린 지역별 합동연설회는 총선시민연대의 낙선운동 대상 후보들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낙선운동이 벌어져 대상 후보들의 선거운동원들과 마찰이 빚어지는 등 다소 어수선한 가운데 진행됐다.》

▼서울 강남갑▼

○…강남구 청담동 언북초등학교에서 열린 강남갑 합동연설회에서는 벤처타운인 테헤란로가 위치한 지역답게 ‘디지털’이 화두로 등장.

민주당 전성철(全聖哲)후보는 “통신 정보 패션 등 미래산업이 강남에 다 모여 있는 만큼 정치전문가가 아닌 경제전문가를 뽑아야 한다”면서 “지난 20년 간 우리 정치를 주도한 과거의 사람이 어떻게 이곳을 경제1번지로 만들겠느냐”고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후보를 공격.

이에 대해 한나라당 최후보는 맞대응은 삼간 채 “미디어밸리 육성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키겠다”면서 “이번 선거를 현 정권이 반성하는 계기로 만들자”고 주장.

자민련 김명년(金命年)후보는 “내가 서울시 건설국장 등을 하며 오늘의 강남을 만든 만큼 이제 다시 강남발전에 이바지하겠다”며 지지를 호소. 무소속 김종영(金宗榮)후보는 “마을마다 정보발신기지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제시.

한편 민국당 정현우(鄭鉉祐)후보는 “한 나라의 정치수준은 성문화 개방수준과 비슷하다”며 “정치발전을 위해 간통죄를 폐지하고 매매춘의 양성화 입법을 추진하는 등 ‘성문화 햇볕정책’을 쓰겠다”고 이색공약을 제시.

청년진보당 박윤기(朴潤基)후보는 “우리가 무슨 색깔인지를 따지기보다 나와 청년진보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귀기울여 달라”고 호소.

▼부천 원미을▼

○…부천 상도초등학교에서 열린 원미구을 합동연설회에서는 한나라당 이사철(李思哲) 민주당 배기선(裵基善) 자민련 김선관(金善寬)후보가 각각 상대방의 신상문제를 거론하며 물고 물리는 공방.

맨처음 나온 김후보는 “세금 병역 전과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국회의원이 돼서는 안된다”며 재산세 납세실적이 없고, 민주화 운동 관련 ‘전과’ 경력이 있는 배후보를 공격. 배후보는 “일을 할 수 있는 여당후보를 뽑아야지 싸움꾼을 다시 뽑아서는 안된다”고 이후보에게 공격을 집중. 이후보는 “배후보는 안양에 집이 있고, 부천에는 전세살고 있는 철새 정치인”이라고 배후보를 비난.

이날 연설회에는 3000여명의 청중이 모여 3명 후보의 연설이 다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등 높은 관심.

▼광주 남▼

○…광주 남구 봉선초등학교에서 열린 합동연설회는 호남의 최대 격전지답게 3000여명의 청중이 몰린 가운데 6명의 후보가 열변.

먼저 무소속 강운태(姜雲太)후보는 “이번만은 호남 싹쓸이를 막아야 21세기의 가장 큰 과제인 지역감정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 강후보는 특히 민주당 임복진(林福鎭)후보의 ‘표분산론’과 관련해 “남구 유권자가 모두 나를 찍어도 민주당의 비례대표 의석 확보에 별 영향이 없다”며 “당선되면 반드시 민주당에 입당하겠다”고 약속. 임후보는 “민주당이 원내 1당이 되기 위해서는 무소속 후보에게 표를 분산해선 안된다”며 지지를 호소.

한나라당 진선수(陳善守), 민국당 김균진(金均珍), 무소속 강도석(姜度錫) 송갑석(宋甲錫)후보 등도 세대교체론과 낙후된 지역의 발전계획 등을 내세우며 한표를 호소.

▼부산 사하을▼

○…부산 장림초등학교에서 열린 부산 사하을 합동연설회에서는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후보가 ‘부산 불황 정권책임론’을, 다른 후보들이 ‘한나라당 지역감정 조장론’을 내세우며 공방.

박후보는 지역현안인 동남은행 및 4개 종금사 폐쇄, 삼성자동차 공장 폐쇄 등의 문제를 들며 현 정권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 이에 대해 민주당 조경태(趙慶泰)후보는 “YS 정권 때인 95년부터 기울기 시작한 부산 경제를 지역감정 조장에 이용하지 말라”며 “김영삼전대통령의 가신(家臣)인 박후보는 세비를 상도동에서 받으라”고 공격.

자민련 김도강(金度康)후보는 “지역정당 냄새가 난다고 하루아침에 당명을 바꾸는 민주당이 과연 정당이냐. 한나라당은 지역감정에 무임승차하지 말라”고 두 후보를 싸잡아 비난.

▼경남 창원갑▼

○…경남 창원시 창원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창원갑 합동연설회에서는 한나라당 김종하(金鍾河)후보가 총선시민연대의 낙선운동 대상이 된 것을 두고 김후보와 민주당 이상익(李相翊)후보 사이에 뜨거운 설전.

이후보는 ‘인물론’을 강조하며 “골프외유와 지역감정조장 발언 등으로 낙선운동 대상이 된 김후보를 뽑아줘서는 안된다”고 주장. 이어 김후보는 “총선연대가 나를 전국적인 인물로 만들었으니 이번에 당선되면 당권도전을 해야겠다”며 “골프와 관련해서는 이미 경실련에서 잘못 조사한 것임을 시인했다”며 경실련이 보낸 공문을 흔들어 보였다.

민국당 조청래(趙淸來)후보는 “이회창(李會昌)총재가 포용력이 없어 당이 쪼개졌다”며 한나라당을 겨냥. 무소속 정세영(丁世永)후보는 “당선되면 한나라당에 입당하겠다”면서 나이든 국회의원 대신 자신과 같은 ‘젊은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

▼청주 흥덕▼

○…충북 청주 남중학교에서 열린 청주 흥덕 합동연설회에서는 정당 후보들 사이에 ‘충북 푸대접’과 ‘지역경기 침체 책임’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윤경식(尹景湜)후보는 “공동 여당인 민주당과 자민련이 충북에 해준 것이 없다”고 민주당과 자민련을 싸잡아 공격. 윤후보는 “더 이상 속지말고 힘있는 제1야당인 한나라당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 민주당 노영민(盧英敏)후보는 “한나라당은 나라 경제를 망친 책임을 져야 하며 자민련도 지역경제 불황을 수수방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한나라당과 자민련을 맹공. 노후보는 “시민운동가 출신이자 기업인으로서 정치개혁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인물”이라고 역설.

자민련 조성훈(趙誠勳)후보는 “한나라당은 국가 경제난의 주역이면서도 지역경제 침체의 책임을 자민련에 떠넘기고 있고 민주당은 칼자루를 쥔 당사자이면서도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도와주겠다고 나서고 있다” 공격.

▼서울 종로▼

○…종로구 행촌동 대신고등학교에서 열린 종로 합동연설회에서 후보들은 민주당 이종찬(李鍾贊)후보가 총선연대의 집중낙선운동 대상에 선정된 것을 둘러싸고 열띤 논쟁.

민국당 여익구(呂益九)후보는 “대통령은 연초에 시민단체의 의사를 존중하겠다고 해놓고 정치1번지인 종로에 집중낙선대상에 오른 후보를 내세웠다”며 “종로에서 투표하는 대통령은 누구를 찍을 것인지 궁금하다”고 비아냥.

한나라당 정인봉(鄭寅鳳)후보는 “정치1번지에서 낙선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 자체가 부끄럽다”고 했고, 자민련 김경환(金敬桓)후보도 “이후보는 종로 유권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주장.

이에 대해 이후보는 “총선연대가 애초 집중낙선대상이 아니던 나를 한나라당과 형평성을 고려한다는 이유로 명단에 넣었다”면서 “총선연대는 이미 정략적 기구로 전락했으며 국민의 신뢰를 결코 얻지 못할 것”이라고 역공.

▼속초-고성-양양-인제▼

○…강원 고성군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속초-고성-양양-인제 지역구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후보들은 출신 지역과 갖가지 개발 공약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

가장 먼저 연설한 한나라당 정재철(鄭在哲)후보는 “고성은 나를 낳아 길러준 곳”이라며 “야당을 탄압하는 국민의 정부를 반드시 심판하자”고 열변. 이어 등단한 자민련 이참수후보는 “속초고를 나와 강릉대 총장과 자민련 부총재를 지낸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상대후보들이 돈을 뿌리면 일단 받고 투표장에서는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달라”고 말해 유권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무소속 허경구(許景九)후보는 강원도 국회의원의 잦은 당적 변경을 지적하며 “나는 말을 갈아타지 않고 의리를 지킨 사람으로 철새가 아닌 순수한 텃새”라고 주장. 마지막으로 연설한 민주당 송훈석(宋勳錫)후보는 “고성은 나의 영원한 고향이며 나는 미시령 4차로 터널공사 사업비를 따낸 힘있는 현역 의원”이라며 속초 신항만 건설 등의 공약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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