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D-21]"적진 공략-텃밭사수" 4당 총공세

  • 입력 2000년 3월 22일 19시 25분


○…민주당은 이날 서영훈(徐英勳)대표와 이인제선대위원장이 직접 나서 경남북 4개 지구당 개편대회를 돌며 영남권 민심 잡기에 주력.

서대표는 경남 양산지구당(위원장 정대근·鄭大根) 개편대회 축사에서 “한나라당이 국부유출이다, 신북풍이다 하고 있는데 모두 거짓말”이라며 “나라 망친 한나라당이 자기 책임을 회피하고 우리 당에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려 한다”고 성토. 그는 이어 “이번 선거는 한국이 흥하느냐, 쇠하느냐의 갈림길”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해야 향후 3년 내에 세계 6, 7위권에 드는 나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주장.

이위원장 역시 경북 상주지구당(위원장 김탁·金鐸) 개편대회에서 “이번 총선은 우리 경제가 봄을 맞느냐, 다시 차디찬 겨울로 되돌아가느냐를 결정하는 선거”라며 주로 경제 문제를 소재로 삼아 민주당 지지를 당부. 그는 “경상도 정당이 정권을 잡아야 경상도 농민이 잘 살 수 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소리이고 농업정책을 잘 펴는 정당이 정권을 잡아야 농민이 편해진다”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은퇴하면 경상도에서도 민주당 당수가 나올 수 있으니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나라 망친 지역감정의 고리를 완전히 끊자”고 호소.

○…한나라당 이회창총재는 이날 지난해 10월 ‘언론문건사건’ 과정에서 전국을 순회할 때 호남을 방문한 이후 처음으로 한나라당의 불모지인 호남지역을 방문. 이총재는 무안과 광주 전주를 차례로 돌며 지역정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듯 강도높게 김대통령과 현정권을 비난.

이총재는 이날 “오늘은 조금 독한 얘기를 하겠다”고 말문을 연 뒤 김대통령의 ‘하야’를 입에 올리며 현 정권에 대해 “나라를 팔아먹었다”고 공격. 그는 특히 국가부채와 국부유출에 대한 김대통령의 반박에 대해 조목조목 재반박을 시도. 이총재는 또 자신의 두 아들에 대한 병역비리의혹을 염두에 둔 듯 지금까지 병역비리에 대해 언급을 자제했으나 이날은 현 정권의 병역비리수사를 표적수사라고 비난하며 수사의 부당성을 역설.

이총재의 현정권에 대한 독설이 계속되는 동안 행사장에 모인 한나라당 당원들은 간간이 박수만 칠 뿐 열광적인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또 사회자가 이총재의 입장과 퇴장시 “이회창, 이회창”을 외치며 연호를 이끌어내려 했으나 당원들은 다소 어색한 분위기속에 소극적인 반응. 현지 지구당위원장들도 사석에서 “과거보다 더 지역정서가 악화된 것 같다”며 이런 분위기라면 1석도 건지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언급.○…자민련은 이날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와 이한동(李漢東)총재 등 당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경기 평택을(허남훈·許南薰) 성남수정(김을동·金乙東) 성남분당을(오세응·吳世應)과 서울 광진갑(박명진·朴明鎭) 관악을(오란택·吳蘭鐸) 지구당 개편대회를 차례로 갖고 취약지인 수도권 공략을 계속.

JP는 이날 민주당과 한나라당에 대해 각각 ‘배신론’과 ‘경제파탄 책임론’으로 파상적인 공세를 펼쳤으며 이총재는 ‘경기도 식민지론’을 제기.

JP는 한나라당에 대해 “IMF신탁통치를 불러일으키고도 국민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는 후안무치한 정당”이라고 비난. 김대통령을 겨냥해서는 “내각제를 파기하고 장기집권을 하려고 하는데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전국정당을 만들겠다고 온세상을 어지럽히고 있지만 욕심내면 안된다”고 주장.

이총재는 “경기도는 영남정권 37년, 호남정권 2년 동안 철저한 정권의 ‘정치식민지’로 전락했다”며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경기도를 돌면서 표를 찍어달라고 하고 있지만 이런 사람에게 표를 줘서는 절대 안된다”고 주장.

○…민국당은 이날 당지도부가 대거 대구로 출동, 최고위원회의와 중구 등 5개 지구당 합동창당대회를 개최하는 등 TK 민심잡기에 주력. 그동안 지원유세 강행군으로 몸살을 앓은 조순(趙淳)대표최고위원은 이날 행사에 불참.

이날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합동창당대회에서 이수성상임고문은 “저 이수성이 이번 총선승리와 2002년 영남이 주체가 된 신뢰받는 정권, 대통합의 정권창출에 앞장서겠다”고 역설. 그는 이어 “민국당 창당은 대구 경북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출발한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 행사에 앞서 이고문은 “이번 총선에서 떨어지면 대권도전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배수의 진’.

김현규(金鉉圭·중구)최고위원은 “옷로비사건 하나만 봐도 김대중정권이 앞으로 국민을 얼마나 속여먹을지 알 수 있다”며 “현 정권을 타도하자”고 고성. 이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국당은 관권선거와 관련한 김대통령의 총재직 사퇴와 병역비리와 세풍(稅風)과 관련한 이회창총재의 총재직 사퇴를 함께 촉구.

<송인수·공종식기자·광주·대구〓윤영찬·정연욱기자> 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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