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YS "야당에 野性이 없다"

  • 입력 2000년 3월 20일 19시 32분


한나라당과 민국당으로부터 지원요청을 받고 있는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20일 양당의 야당성(野黨性) 부족을 질타해 귀추가 주목된다.

YS는 이날 오전 상도동 자택을 찾아온 민국당 여익구(呂益九)조직위원장에게 ‘강한 야당론’을 거듭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도동측은 이날 회동장면을 공개하지 않았다.

여위원장에 따르면 YS는 이날 민국당에 대한 지지도가 취약한 것과 관련, “선거는 조직을 이길 수 있는 바람이 중요하다. 민국당이 상당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 (당지도부가) 진작에 지역에 나가는 강인한 모습을 보였으면 신당바람이 일어났을 것이다”며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와 책임론을 처음 거론했다는 것.

이는 조순(趙淳)대표최고위원 등의 ‘오락가락’ 행보를 지적한 발언. 그러나 YS는 아태재단 해체 등을 주장한 조대표의 19일 기자회견에 대해서는 “상당한 지지를 보낸다. 야당다운 야당이면 언제든지 지지한다”는 얘길 했다고 여위원장은 전했다.

이어 YS는 한나라당에 대해 “한나라당소속 의원 36명이 빠져나갔을 때 나 같으면 단식을 통해서라도 강력히 저항했을 것이다. 과거에도 6개월씩 농성을 하며 10개 지역구 보궐선거를 만들어내 승리로 이끌었다. 제대로 싸워보지 않는 야당은 야당이 아니다. 총선 전 병무비리수사는 야당탄압이다. 병무비리와 관련해 총선 전 검찰소환에 응해서는 안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아침 YS를 찾은 한나라당 김명윤(金命潤)고문은 “YS는 선거가 끝날 때까지 어떤 입장 표명도 하지 않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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