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협동조합은 정회원 9만개, 준회원 270만개의 중소기업을 회원사로 갖고 있으며 업종별로 190여개, 지역별로 500여개의 별도 단위조합을 거느린 거대한 규모의 이익단체. 박회장의 민주당 입당은 장전회장, 박전위원장의 입당과는 그 성격이 확연히 구분된다. 우선 장전회장과 박전위원장은 민주당 입당을 전후해 회장직에서 물러났으나 박회장은 회장직을 유지한 채 입당했다. 또 장전회장과 박전위원장이 단신(單身) 입당한 것과 달리 박회장은 210여명의 중소기업단위조합장과 중소기업인을 대동하고 들어갔다.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이 조합차원이 아닌 개인차원의 정치활동은 허용하고 있다 해도 법 취지에 반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이는 것은 이 때문. 특히 박회장과 조합간부들이 현직을 가진 채 입당하기 때문에 ‘개인차원’의 정치활동이란 명분이 설득력을 지니기 힘든 게 사실이다. 박회장의 입당에 법적인 하자가 없다 해도 선거 직전에 조합간부들이 집단으로 여당에 들어가는 행위는 ‘신종 정경유착’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久)선대위정책위원장도 “최소한 박회장이 회장직을 물러난 뒤 입당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96년 국민회의에 입당한 박상규(朴尙奎)전중기협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입당했었다.
특히 과거 권위주의 시절에도 없었던 일이 벌어지고 있는 데 대해 민주당이 안게 될 정치적 부담도 작지 않을 전망이다.
<박제균기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