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한나라당, 국가부채 규모 연일 공방

  • 입력 2000년 3월 14일 19시 10분


국가부채의 규모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14일 한나라당의 국가부채 관련 공세를 ‘무식이 아니면 악의에서 나온 부풀리기’라며 공격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기준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부채는 108조원인데도 한나라당이 국가부도를 가정한 잠재부채까지 합쳐 428조원으로 부풀렸다는 게 민주당측의 주장.

김원길(金元吉)선대위정책위원장은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국가부채 규모는 현 시점에서 예금보험공사 등 국가와 관련된 기관과 국가가 모두 망했을 경우를 가정한 것”이라며 “지역감정이나 색깔론보다 더 악질적이고 지저분한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박금자(朴錦子)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지난해 10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국회연설에서 국가부채가 215조원이라고 했고, 1주일 전 한나라당 광고도 ‘국가부채가 200조원을 넘어섰다’고 명시했다”며 “그런데 웬 난데없는 428조원이냐”고 반문.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久)정책위원장은 이날 국가채무를 428조원으로 봐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위원장은 “정부 여당 주장대로 IMF 기준으로 할 경우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 직접채무가 111억원이라는 점은 인정한다”면서 “그러나 광의의 국가부채는 이뿐만 아니라 중앙정부 지급보증 90조원과 국민연금 잠재채무 186조원, 공적자금 추가투입 예상분 40조원 등 궁극적으로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 것들을 모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특히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납부한 연금 보험료총액과 지급을 약속한 연금급여총액 간의 현재 가치 차인 국민연금 잠재부채가 186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