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총선]"상향식 공천 이렇게 짜릿할수가"

  • 입력 2000년 3월 10일 19시 21분


“상향식 공천의 묘미를 한껏 보여준 한편의 드라마였다.”

10일 오전 1시 민주노동당의 울산 북구 후보자 선거 개표결과 현대자동차 하청업체인 세종공업(노조원수 500여명)의 최용규(崔勇圭)노조위원장이 현대자동차(노조원수 2만4000여명) 노조위원장 출신의 이상범(李象範)후보를 이기자 개표장 주변에서 나온 말이다.

울산 북구는 전체 유권자의 3분의2 이상이 민주노총 조합원 가족들이어서 민주노동당 지지세가 높은 곳. 9일 실시된 투표에는 울산시지부 소속 당원 중 당비를 꾸준히 납부한 982명이 참가. 매달 1만원인 당비를 납부하지 않은 당원 58명에게는 투표권을 주지 않았다.

개표 전만 해도 현대자동차 노조대의원대회에서 추인된 이후보의 압승이 예상됐다. 실제로 당원 중 세종공업노조원은 6명인 반면 현대자동차노조원 222명, 현대정공 노조원 130명 등 현대노조원이 절대 다수여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되기도 했다.

그러나 10일 오전 1시까지 가는 접전 끝에 513표를 얻은 최후보가 466표를 얻은 이후보를 눌렀다. 치열한 접전이었지만 민주적 경선을 한 만큼 기존 정당처럼 탈락후보가 무소속 출마하는 일은 없으리라는 게 민주노동당측의 설명이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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