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대표 관훈토론]"기존 3당은 私黨…개편 불가피"

  • 입력 2000년 3월 9일 1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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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국당 조순(趙淳)대표최고위원은 9일 관훈클럽 조찬간담회에서 기존의 여야 3당을 싸잡아 공격하며 ‘반 DJP, 반 이회창(李會昌)’노선을 분명히 했다. 기존 정당이 ‘1인 보스체제’의 사당(私黨)을 탈피하지 못했다는 점이 주요 공격 논리였다.

조대표는 특히 한나라당은 잘못된 공천으로 야당분열을 조장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야권분열에 따른 반사이익을 노리는 민주당을 겨냥, “민주당이 민국당의 출현으로 즐거워하는 것은 스스로 묘혈을 파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오히려 반성과 체질개선의 자료로 삼아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러나 다른 정당과 차별화되는 이념과 정책 제시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95년 서울시장 선거, 97년 대선 때에 이어 세번째 관훈클럽 토론회에 나선 조대표는 이날 패널의 ‘송곳질문’에 비교적 능수능란하게 대처했다. 그러나 민감한 질문은 즉답을 피한 채 어물쩍 넘어갔다.

▼민국당 40~50석 얻을것▼

총선 전망과 관련, 그는 “민국당은 적어도 40∼50석을 확보할 것으로 본다”며 “어차피 정계개편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민국당이나 한나라당 깃발로 당선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보수층 표를 의식한 듯 “어차피 흡수통합되는 것 아니냐”고 답변했다.

전국구 공천헌금을 받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조대표는 “나는 방법과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에 우리 당의 장로급 최고위원과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피해갔다. 김윤환(金潤煥) 김광일(金光一)최고위원 등 민국당 지도부의 잇따른 지역감정 발언에 대한 패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조대표는 “침소봉대(針小棒大)해 우리의 선거전략으로 확대해석하지 말아달라”고 하다가 “우리 모두 조심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주적은 민주당-한나라당▼

―민국당의 주 공격목표는 어느 당인가.

“김대중(金大中)정권은 실패의 길을 걷고 있으며 민주당은 사당(私黨)이다. 한나라당도 지금 같은 운영방식으로는 정권인수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공격목표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이다.”

―왜 자민련은 공격하지 않나.

“자민련도 1인지배 하의 정당이다. 폭넓게 개편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당으로 존립할 수 없을 것이다.”

▼YS지원 굳이 거부안해▼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지원을 거부할 용의는….

“김전대통령이 우리의 미래지향적 생각을 이해한다면 우리가 굳이 (그의 지원을) 물리칠 필요가 없다.”

―민국당의 권력구조에 대한 당론은….

“1인 지배체제의 정당체제로 내각제를 하면 오히려 대통령제보다 더 안될 수 있다. 특히 지역배경이 절대적인 정부수반이 등장할 경우 다른 지역을 지휘할 수 있겠는가.”

―현 정부를 실패한 정부로 규정하는 이유는….

“현 정부는 엄청난 운(運)을 갖고 꾸려왔다. IMF가 대통령에게 도움이 됐다. 불가능할 뻔한 경제개혁이 이뤄지고 외국의 돈이 들어오고 하는 것을 평가하고 있으나 김대통령이 아니라도 다 비슷한 성취를 했을 것이다. 정치에서는 아무 것도 성취한 것이 없다.”

―민국당에는 과거 정권에 몸담은 사람이 많은데….

“김대중대통령과 김영삼전대통령을 포함해 60년대 이후의 지도자들은 따지고 보면 개발연대 패러다임의 피해자이자 수혜자이다. 당시 여에 있었든, 야에 있었든 같은 재질을 갖고 있다. 그때 야당지도자들을 하고 그래서 대통령이 된 사람들이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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