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돛올린 민국당의 과제]지역黨 이미지 벗을까

  • 입력 2000년 3월 8일 19시 14분


민국당이 8일 ‘제3의 길’을 표방하며 정식 출범했다.

한나라당 공천 탈락자들이 주축이 돼 결성된 민국당은 본격적인 창당논의가 시작된 지 불과 19일만에 당의 윤곽을 갖추는 기동성을 보였으며 그 과정에서 조순(趙淳)대표최고위원 이수성(李壽成)상임고문 박찬종(朴燦鍾)최고위원 등 전국적 지명도를 갖춘 인물들을 끌어들여 세불리기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민국당호(號)가 총선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총선 이후까지 순항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우선 ‘낙천자 집합소’ ‘영남당’이라는 이미지의 한계를 극복하느냐가 선결과제다. 또한 보수와 진보의 조화를 표방하며 급조된 ‘각인각색(各人各色)’의 지도부들이 빚어낼지 모를 불협화음을 앞으로 어떻게 추슬러나가느냐도 관심사다.

무엇보다 민국당의 진로를 가늠할 결정적 변수는 총선 후 교섭단체(의원 20석 이상) 구성 여부. 특히 민국당이 주된 득표지역으로 설정한 영남권에서 한나라당의 두터운 기반을 얼마나 파고들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김윤환(金潤煥)최고위원 등이 제창한 ‘영남정권 재창출론’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내세우고 있는 ‘유일야당론’을 대신하는 수권(授權)논리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도 이 과정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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