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와서도 이회창(李會昌)총재 주변에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진상이야 어찌됐든 공천파동의 주역으로 지목돼 의혹의 화살까지 받고 있는 사람이 총재 주변에 있는 게 총재가 총선을 치르는 데 부담이 된다”는 것.
공천파동 이후 당과의 연락을 끊은 그는 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느낀 게 많았다. 친구들의 위로도 받고 팔당에도 다녀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그는 성당에 다니며 마음을 다스리기도 했다고 한다.
이총재의 ‘제1측근’에서 하루아침에 ‘공천파동의 주범’으로 전락한 윤단장은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드러날 것이기 때문에 억울할 것은 없다”고 했다. 부산 서구의 이상열(李相烈)씨 돈 공천의혹과 관련해서도 “받을 돈이 없어서 그런 돈을 받느냐”고 허탈해 했다.
그는 공천을 부탁하는 중진의원에게 “국회의원은 직업이 아니다”고 일갈(一喝)하는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소신이 공천파동의 ‘희생양’이 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총재실 주변의 평.
그는 ‘적어도 지금은’ 현실정치에서 마음이 떠난 듯했다. 대학교수인 동생을 만나러 가는 것도 “그 대학에 자리가 나면 1년쯤 머물기 위해서”라고 했다.
<박제균기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