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로마교황청 방문]교황에 북한방문 제안

  • 입력 2000년 3월 5일 21시 15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로마 교황청을 국빈 방문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북한을 방문해 줄 것을 제안했다. 김대통령은 “교황이 북한을 방문하면 한반도 평화에 대단히 기여할 수 있고 아시아 또는 국제평화를 위해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효과와 축복이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제안했다고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아직 그런 계획은 없으며 그렇게 될 수 있으면 기적으로 생각한다”고 대답했으나 박수석은 “교황의 방북이 성사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교황은 김대통령과 교환한 연설문을 통해 “곤경에 빠진 북한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려는 김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한다”며 “국제사회가 북한주민들의 고통을 경감시키는데 계속 아량을 베풀어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사회를 개혁하고 모든 한국민 간의 화해를 증진시키고자 하는 김대통령의 노력이 결실을 보기를 축원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한국정부는 대북포용정책을 바탕으로 기아와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계속할 것이며 북한과 서로 이익이 되는 교류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대북포용정책에 대한 교황청의 지지를 요청했다.

김대통령은 로마 방문일정을 마친 뒤 5일 오후 밀라노에 도착했으며 6일 롬바르디아 경제인협회 초청 오찬연설 등에서 대구의 섬유산업발전을 위한 ‘밀라노프로젝트’를 설명하고 밀라노의 협력을 당부할 계획이다.

한편 이탈리아는 김대통령의 국빈방문 후속조치로 5월 8일경 피에로 파시노 통상장관이 이끄는 대규모 경제사절단의 방한을 추진키로 했다고 김대통령을 수행 중인 한덕수(韓悳洙)통상교섭본부장이 전했다.

<밀라노〓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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