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국당 발기인대회 반응]민주당" 공천 더 지켜보고…"

  • 입력 2000년 2월 28일 19시 51분


민주당은 28일 민주국민당 발기인대회에 대해 함구로 일관했다. 시민단체에선 ‘공천부적격자들의 집합소’, ‘지역감정에 의존한 명분없는 정당’이라는 비판이 줄을 이었지만 민주당은 논평 한 줄 내지 않았다.

김한길선대위기획단장 등 관계자들은 “아직 민국당의 면면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 않으냐. 후보 공천 등이 마무리되면 그때 보자”고 평가를 유보했다. 그러나 당의 전체적인 기류는 민국당을 은근히 띄워주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이날 자체 여론조사 수치를 적극적으로 발표하며 민국당 출현에 의미를 부여하고 나섰다.

민국당에 대해 민주당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자명하다. 민국당의 출현이 야권표, 특히 영남표의 분열로 이어져 여당에 반사이익을 가져오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민국당 출현〓민주당 이익’으로 여론이 고착되는 것은 되도록 피하려는 기색이다. 영남 유권자들의 뇌리에 97년 당시의 ‘이인제(李仁濟) 경험’이 떠올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반면 자민련은 이미영(李美瑛)부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낙천 인사들이 홧김에 추진하는 민국당은 선거가 끝나면 언제고 해체되고 말 하루살이 정당”이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자민련의 이 같은 입장표명은 수도권에서 민국당이 자민련을 제치고 제3당으로 부상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견제구로 해석된다.

그러나 자민련은 대구 경북(TK) 지역의 기반 유지라는 점에서는 오히려 민국당의 출현을 반기는 측면도 없지 않다. 영남의 선거구도가 자민련 한나라당 민국당의 3파전이 되면 부산 경남(PK)지역은 몰라도 TK지역 자민련의원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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