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공천내분]영남지역, 물갈이 일부에선 긍정

  • 입력 2000년 2월 20일 20시 02분


‘2·18’ 한나라당 공천 결과에 대한 영남 민심은 총론과 각론이 다른 분위기였다. 세대교체와 물갈이라는 총론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었지만 개별 공천자에 대해서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김윤환(金潤煥)고문과 이기택(李基澤)전부총재 등 계파 수장급에 대한 공천 배제에는 수긍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한나라당 경북도지부 관계자는 19일 “이제 아무도 ‘허주(虛舟·김고문의 아호)’를 TK(대구 경북)의 맹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부산시지부관계자도 “이전부총재가 갑자기 나타나 연제구에 공천을 받으려는 데 대해 당원은 물론 부산 시민들도 수긍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선 대구의 백승홍(白承弘)의원이 지역구를 옮겨 중구에서 공천된 것, 경쟁력이 낮게 평가된 다른지역의 p의원, 또다른 P의원 등이 공천된 데 대해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부산의 경우도 마찬가지. 유흥수(柳興洙)의원 등 이 지역 공천확정자 8명이 19일 저녁 부산시내에서 긴급 회동, DJ의 후원조직인 연청의 간부를 지낸 이상렬(李相烈·서구)씨의 공천 철회를 당 지도부에 촉구키로 결의한 것도 지역여론을 반영한 것.

○…한나라당 공천이 영남권에서의 새로운 정치세력 태동과 연결될 것으로 보는 데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이 지배적. 한나라당 대구시지부 관계자는 “허주 한사람 나와 갖고 현역의원도 없이 무슨 TK신당이냐”고 일축. 그러나 현지의 한 언론인은 “허주 개인에 대한 평가와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 당한 허주가 일으킬 수 있는 정치적 파장은 다를 수 있다”며 동정여론 확산 가능성을 거론.

부산에선 “아무래도 YS의 의중이 중요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주조를 이뤘다. 현재로선 TK지역보다 PK(부산 경남)지역이 ‘유동성’이 높은 분위기. 하지만 TK와 PK가 연합한 영남 신당의 태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별 반응이 없는 실정.

이는 양측이 영남이라는 공통점 외에 현 정권에 대한 평가, YS에 대한 평가 등 정치적 성향에서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현지 정가의 분석이다.

<대구·부산〓박제균·정연욱기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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