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경 치닫는 2與]자민련 "이인제 급소 찾아라"

  • 입력 2000년 2월 14일 19시 31분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선거대책위원장의 충남 논산-금산 출마선언으로 민주당과 자민련의 관계가 회복불능 상태에 빠져드는 듯한 상황. 이미 내각제 문제와 시민단체의 낙천 낙선운동으로 공조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이위원장이 출마선언을 한 것은 민주당측의 전면전 선포라는 게 자민련의 인식이기 때문.

○…자민련은 14일 간부회의를 열어 일단 이위원장의 출마배경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신중히 대응하기로 결정.

물론 이날 회의에서 박철언(朴哲彦) 한영수(韓英洙)부총재 등은 “충청권에서도 민주당과의 대접전을 각오해야 한다”며 ‘이인제 바람’ 차단을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 또 이들은 이위원장을 겨냥해 “충청도의 ‘DJ 홍위병’대장”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 그러나 이한동(李漢東)총재권한대행이 나서 “정치란 칼로 무 자르듯 할 수 없는 것”이라며 “하루 이틀 지켜본 뒤 신축성 있고 유연하게 대처하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

○…자민련은 한편으로 이위원장을 공격하기 위한 ‘병기(兵器)’ 준비에 착수.

그동안 이위원장의 정치적 행적과 본적이 경기도로 바뀐 과정, 지난 대선에서 병역기피 논란이 일었던 점 등을 집중 추적해 공격의 소재를 찾는다는 것.

또 당내 일각에선 정면 대응을 위해 JP가 공주에서 출마해 맞불을 놓아야 한다는 등의 아이디어도 나왔으나 JP는 이에 버럭 화를 냈다는 후문.

한 측근은 “공주는 부여와 마찬가지 정서라서 JP출마 효과는 전무”라고 일축하면서도 “차라리 대전이나 청주에 나간다면 모를까”라고 여운을 남겨 눈길.

○…이처럼 자민련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자 민주당측은 “연합공천이 무산된 마당에 각기 선거에 임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면서도 자민련을 자극하지 않으려 애쓰는 분위기. 이날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이 “JP가 지역구에 출마할 경우와 이한동대행 지역에 대해서는 정치적 예우 차원에서 공천을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힌 것도 유화 제스처의 일환.

하지만 자민련은 앞으로 민주당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할 기세여서 양당 관계는 파경(破鏡)국면으로 접어든 분위기.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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