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DJ 김정일평가' 정면 비판

  • 입력 2000년 2월 11일 19시 55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북한 김정일(金正日)노동당총비서 평가 발언과 관련, 자민련과 한나라당이 김대통령과 민주당의 이념 및 노선을 정면 비판하며 분명한 노선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자민련은 11일 김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체제위기’ 우려를 제기하며 3당 총재회담을 제의했고 한나라당은 이 문제를 따지기 위한 국회 국방위 소집을 추진키로 했다.

자민련 김현욱(金顯煜)사무총장은 이날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김대통령의 김정일 관련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주적인 북한 김정일의 지도력을 과도하게 평가하는 발언을 하는 등 국민의 안보의식에 일대 혼란을 가져 올 수 있는 일련의 사안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제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현재와 같은 혼란과 혼돈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국가의 안위를 위해 각 당의 노선과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3당 총재회담을 열 것을 공식 제의한다”고 밝혔다.

김총장은 또 “일부 급진세력이 불복종이라는 이름으로 국가 기본질서마저 흔들어놓고 있다”며 “이는 헌정질서수호를 선서한 대통령이 이들의 초법적 행위를 정당화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김대통령 발언과 관련, “대통령의 법질서 혼란과 안보의식이 국민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며 “그 여파가 국민과 이번 총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인 만큼 강력한 대응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김대통령 발언을 ‘김정일에 대한 고무찬양으로 국군 통수권자로선 있을 수 없는 발언’으로 규정하고 국회 국방위 소집을 통해 이 문제를 추궁키로 했다.

김대통령은 9일 일본 도쿄방송과의 회견에서 “김총비서는 지도자로서의 판단력과 식견 등을 상당히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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