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획정委 표정]"내선거구 어떻게" 회의장 북새통

  • 입력 2000년 1월 28일 01시 09분


국회 선거구획정위가 지역구 인구상하한선에 대한 위헌시비에도 불구하고 27일 선거구조정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이해당사자인 의원들이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짓는 지역구 10% 감축안을 수용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9만∼35만명안에 대해 위헌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인데다 하루아침에 지역구가 사라져버린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 31일 국회 본회의 처리과정에서 파란이 예상된다.

○…이날 오후부터 인구하한선에 미달돼 인근 선거구와 통폐합되는 지역의 선거구를 재조정하는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회의장 주변은 이해관계가 걸린 의원과 보좌관들로 북새통. 이 와중에 선거구획정작업은 정당간, 해당의원간 ‘땅따먹기’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하게 진행됐으며 이에 따라 로비전도 가열.

영남권의 경우 민주당은 △의성을 의성-군위-칠곡으로 △청송-영덕과 영양-봉화-울진을 울진-영덕, 청송-영양-봉화로 △창녕을 창녕-함안으로 △산청-함양을 인근 지역과 연계시켜 선거구를 재편할 것을 주장. 반면 한나라당은 인구하한선에서 152명이 모자라는 산청-함양은 예외규정을 둬 독립선거구로 살리고 청송-영덕은 청송-영덕-영양과 봉화-울진으로 할 것을 요구. 그러나 산청-함양에 대해 예외규정을 두자는 방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강원도에서는 삼척을 인근의 동해와 합치자는 한나라당과 태백-정선을 쪼개서 태백을 삼척과 합치고 정선을 영월-평창에 합치자는 민주당이 대립했으나 표결 끝에 동해와 삼척을 합치기로 결정.

부산 해운대-기장갑을의 경우 한나라당이 부산 금정을을 기장과 합치는 대신 해운대를 분구시키자는 안을 제시했으나 막판 조정 끝에 현행 선거구를 유지하되 해운대 좌동을 기장에 붙이기로 결론. 또 강원 동해와 삼척, 충남 공주와 연기를 합치고 경북 의성은 군위와 합치는 대신 칠곡은 독립선거구로 하기로 합의.

민주당은 도농지역이 통합된 여수갑을의 경우 이번 선거에 한해 분구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민간위원들이 반대, 통합으로 결론.

○…획정위는 또 40km 이상 떨어진 지역을 한 선거구로 만들어 대표적인 게리맨더링 선거구로 꼽혀온 인천 계양-강화갑의 경우 계양을 단일선거구로 독립시키는 대신 강화는 인근 서구와 붙이기로 결정. 한편 획정위는 전북 부안 고창, 해운대-기장갑을 등에 대해서는 쉽게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자정을 넘겨 작업을 계속했으며 일부는 몇가지 안을 놓고 투표까지 가는 등 진통.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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