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양당의 합당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여서 자민련의 도농(都農)복합선거구제(도시〓중선거구제, 농촌〓소선거구제)주장에도 불구하고 여야의 선거구제 협상은 ‘소선거구제+정당명부제’로 가닥이 잡히는 형국이었다. 양당이 합당되면 소선거구제를 채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자민련은 이미 합당이 물건너갈 것에 대비, 국민회의를 압박해 복합선거구제를 여당단일안으로 추진키로 했다.
국민회의가 복합선거구제와 ‘소선거구제+정당명부제’를 국회 본회의에서 의원들의 크로스보팅(교차투표)에 맡기는 방안을 야당측에 제의키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당초 ‘소선거구제+정당명부제’에 대한 검토의사를 밝혔던 한나라당은 공동여당이 다시 복합선거구제를 들고 나오자 “그렇다면 현행 선거법대로 갈 수밖에 없다”며 맞불을 놓고 나섰다. 공동여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복합선거구제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이 때문에 현행 선거법으로 내년 총선을 치르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