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중심 신당 문제있다"…비민주적 운영 비판

  • 입력 1999년 12월 3일 19시 15분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은 3일 사무처 당직자 회의에서 “신당에 파견된 사람이나, 국민회의에 남아 있는 당직자 간에 차별은 없다. 마지막 마무리까지 성심성의껏 해달라”고 당부했다.

여권의 무게 중심이 가칭 ‘새천년 민주신당’(민주신당)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국민회의 쪽 사람들이 느끼는 소외감이 팽배해지는 등 과도기적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데 대한 다독거림이었다.

국민회의 사람들의 우려와 불만은 2일 소속 의원 전원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민주신당 상무위원회의 1차회의에서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이협(李協) 이해찬(李海瓚) 김운환 이석현(李錫玄)의원 등은 이날 회의에서 “신당의 운영이 비민주적”이라고 비판하며 지도부 경선, 논의내용 공개 등을 요구했다.

특히 김운환의원은 “신당이 잘되려면 과거의 틀을 과감히 탈피해야 하는데 인물 영입부터 사사로운 정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동교동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신당운영방식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최근 신당에 참여한 몇몇 인사에 대해 “실세와의 사연(私緣)이 작용했다” “신당의 이미지와 맞지 않다”는 등의 뒷공론이 나오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신당 안팎에서는 분과위원장인 모 의원은 ‘청와대 배경’이며, 다른 모 당직자는 ‘실세가 밀어준 케이스’라는 등의 얘기가 무성하다.

이와 함께 신당의 조직위원회는 정균환(鄭均桓)위원장에 윤철상(尹鐵相)부위원장 체제로 구성됐고 기획단은 최재승(崔在昇·단장)의원과 신계륜(申溪輪·부단장)전서울시정무부시장이 맡는 등 조직과 기획의 핵심 요직을 동교동계가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게 신당의 현실이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 내에서는 “청와대 비서실에 범동교동계가 포진하면서 이들과 구연(舊緣)이 있는 인사들의 입지가 그만큼 넓어졌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회의의 한 관계자는 “범여권을 아우르는 참신한 신당이 돼야 하는데 실제로는 신당이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옛 인물과 옛날방식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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