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진수석 기용배경]親政강화 위기타개 재천명

  • 입력 1999년 11월 24일 19시 46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신임 정무수석에 국민회의 남궁진(南宮鎭)의원을 발탁한 것은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 기용의 연장선상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즉, 향후 국정운영의 비중을 ‘친정체제 강화를 통한 정치복원’에 두겠다는 의지를 거듭 확실히 했다는 의미부여가 가능하다.

김대통령은 23일 한 측근이 동교동계 인사들의 비서실 집중배치에 따른 모양새를 걱정하자 “지금은 위기다. 모양새를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는 것.

정치개혁과 여야관계 정상화, 자민련과의 합당, 16대 총선 대비 등 굵직한 정치현안이 즐비한 상황을 ‘충성도’가 확실한 측근들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남궁의원은 동교동계 핵심으로 개혁성향인데다 ‘한번 맡은 일은 끝을 보는’ 강한 추진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이런 평가대로라면 집권 2년차를 맞아 정국운영기조를 책임정치 구현에 두고 있는 김대통령의 구상에도 부합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김대통령은 앞으로 한실장과 남궁수석간의 역할 분담을 통해 정국을 끌고 갈 것으로 보인다. 대외관계가 좋다는 한실장은 한나라당 자민련 등 주로 외부 정치세력들과의 접촉을 담당하고 남궁수석은 국민회의를 중심으로 한 여권 내부의 조정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이 남궁수석을 임명하기까지에는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남궁수석은 자신의 건강문제까지 거론하며 의원직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는 것.

이 때문에 장영철(張永喆)의원이 한때 대안으로 떠올랐으나 23일 밤 김대통령과 한실장의 심야회동에서 최종결론을 냈다는 것이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