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천총무, 이회창총재 고소 黨내주문에 설득 진땀

  • 입력 1999년 11월 2일 20시 22분


‘언론대책문건’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가열되면서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원내총무가 고민에 휩싸였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정치개혁법안과 새해예산안 민생법안 등 처리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여야의 끝없는 대치로 세월만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당내에서 “여권이 시나리오에 따라 언론장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발언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라는 주문도 적지 않아 더 부담이 되고 있다.

협상 파트너인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가 국가정보원의 불법 도감청 의혹 주장과 관련, 국정원에 의해 고소된 상태에서 다시 이총재까지 고소하라는 것은 야당과 대화를 아예 하지 말라는 주문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박총무는 “그렇게 되면 대야(對野)관계가 너무 어려워진다”며 설득해 일단 무마시켰지만 언제 어떤 소리가 터져나와 여야관계가 더 악화될지 모르는 형편. 국정조사도 당내에서 반대의견이 적지 않았으나 박총무는 “원만한 국회운영을 위해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힘들게 관철시켰다.

그는 “여야가 타협에 의해 법안과 예산안을 처리할 때 국민들이 모두 승복하는 법이고 그게 바로 의회주의의 본령아니냐”고 말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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