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DJ는 92년 대선 패배 후 정계은퇴선언을 한 뒤 이를 뒤집고 정계복귀에 나섰지만 YS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어 출발점이 서로 다르기는 하다. 하지만 그 명분과 주장에는 공통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첫째, 야당이 제 역할을 못한다는 것을 명분으로 삼았다는 점. YS는 “독재와 장기집권 음모를 방관하는 것은 공범 못지않은 죄악”이라며 한나라당을 ‘절름발이 야당’이라고 질타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DJ도 정계복귀선언 때 “국정은 혼란에 빠졌고 개혁도 실패했다”며 당시 민주당 이기택(李基澤)총재체제를 ‘희생양’으로 삼았었다.
DJ가 아태재단과 ‘내외문제연구회(동교동계 모임)’를 정계복귀의 발판으로 삼은 것처럼 YS는 민주산악회와 한나라당 내 민주계 의원들을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두 사람 모두 상대방을 ‘독재자’로 규정하고 권력을 보복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한 것도 빼닮았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