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씨 후보사퇴 파동]여야「외압 공방」

  • 입력 1999년 4월 29일 19시 28분


서울 송파갑 재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공천된 고승덕(高承德)변호사가 29일 돌연 사퇴하자 여야는 사퇴과정의 외압시비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윤봉길(尹奉吉)의사 의거 67주년 기념 제전 참석을 위해 충남 예산으로 이동하면서 고변호사 사퇴 소식을 듣고 대여(對與) 강경투쟁을 지시.

이총재는 이날 오찬 연설에서 “이제 불쾌한 정치,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는 정치를 또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나라는 대통령 개인이나 한 정당의 나라가 아니다”고 주장.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고변호사가 여권의 조직적인 공갈 회유 압박 납치 미행에 의해 사퇴했다”면서 사퇴 과정을 상세히 소개.

고변호사가 28일 오후10시까지 한나라당 황우려(黃祐呂) 맹형규(孟亨奎)의원 등과 선거대책회의를 가졌는데 마음이 바뀐 것으로 보아 그 사이 여권의 공작이 들어갔다는 주장.

안대변인은 특히 고변호사가 29일 오전 황의원과의 전화통화에서 “박태준(朴泰俊)총재의 측근들이 어머니께 고함을 지르며 후보 사퇴를 종용, 어머니가 졸도까지 했다”고 말했다고 전언.

그는 또 “고변호사가 28일밤 집에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여권에서 고변호사를 납치한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

○…그러나 자민련 이양희(李良熙)대변인은 “고변호사의 사퇴 결정은 가족들의 간곡한 만류와 가족과 가정을 지키기 위해 심사숙고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며 한나라당 외압 주장을 부인.

국민회의 정동영(鄭東泳)대변인도 “남의 사위를 밤에 보쌈하듯이 데려간 것은 온당치 못하다”면서 자민련을 두둔.

〈박제균·송인수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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