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쇄신 움직임]국민회의, 金총재대행 적극 행보

《냉기류가 흐르던 여야관계에 봄볕이 스며드는 분위기다. 당의 정국대처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의지가 정치개혁협상 추진 필요성과 맞아떨어지면서 여권이 야당을 껴안으려는 자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서도 당 쇄신을 위한 ‘제2창당론’이 화두(話頭)로 부상하는 등 변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과연 ‘새 정치’가 실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정국운영 스타일이 변화하는 조짐이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지난 1년여 동안 여야관계는 물론 여여(與與)관계를 직접 챙기며 정치를 ‘직할(直轄)’해온 김대통령은 요즘 당을 정치의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직 간접적으로 표명하는 것 같다.

이런 변화의 움직임은 신임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총재권한대행의 적극적인 행보에서 여실히 나타난다. 취임하자마자 ‘강력한 리더십’을 강조한 김대행은 16일에도 “제 기능을 못하는 부속을 갈아끼우고 당체제를 정비해야 한다”며 ‘당무결재’만 하는 대행에 머물지 않을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9일 김대행에게 임명장을 줄 때도 “당을 강력히 장악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같은 변화는 지난 1년여동안 당이 사실상 청와대의 ‘전위대’역할에 그치는 바람에 독자적 정국대처능력을 갖추지 못해왔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 중진의원은 “그동안 불필요하게 여야갈등이 불거졌던 것도 따지고 보면 여당이 자생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김대통령도 이 점을 깊이 느낀 것 같다”고 전했다.

신임 손세일(孫世一)원내총무가 15일 청와대의 간섭을 배제한 독자적인 국회운영을 강조한 것은 결국 ‘김심(金心·김대통령의 의중)’의 반영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무튼 ‘당을 정치의 중심으로 삼겠다’는 김대통령의 의지는 우선 대야(對野)관계의 변화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다. 김대행은 16일 “대치하면서도 물밑으로 대화하고 협조할 것은 협조하는 게 정치”라며 “그런 의미에서 지난 1년은 ‘정치 실종’의 상태였다”고 진단했다.

김대행이 이달 중 한나라당 중진의원들과의 골프회동을 계획하고 있는 것도 대야 유화전략의 일환. 요즘 정가 안팎에서는 앞으로 여야관계가 부드러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게 대두된다.

〈이동관기자〉dk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