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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3월 16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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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총리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와 주례보고를 마친 뒤 급히 회의장에 도착했다. 김총리는 “정부기구의 축소나 확대가 아니라 기능을 재조정하는 데 초점을 맞춰달라”고 한 김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을 상기시키며 “1년 정도 경험을 쌓은 소관 부처 장관들이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말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을 비롯해 김기재(金杞載)행정자치부 김성훈(金成勳)농림부 강창희(姜昌熙)과학기술부 남궁석(南宮晳)정보통신부 이정무(李廷武)건설교통부장관 진념(陳稔)기획예산위원장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 전윤철(田允喆)공정거래위원장, 최홍건(崔弘健)산업자원부, 전승규(全昇圭)해양수산부차관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진념기획예산위원장이 경영진단조정팀의 발제안과 정부의 조정안을 비교 설명한 뒤 참석자들이 의견을 개진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토론이 무르익자 김총리는 비서실에 오후 면담일정을 잡지 말라고 지시하면서 점심도 청사 구내식당에서 참석자들과 간단하게 들고 오후 토론을 계속했다. 참석한 국무위원 전원도 이날 오후 일정을 연기했다.
간담회 분위기는 아주 진지했으며 부처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대목에서는 해당부처 국무위원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정책조정과 예산배정기능의 분리를 주장한 기획예산위의 설명에 이규성재경부장관은 ‘탁상공론’이라며 반론을 펴기도 했다.
또 과기부의 강창희장관은 “취임초 과학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해놓고서도 1년만에 과기부를 폐지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총리는 회의를 마치면서 “17일 비경제부처 국무위원 간담회와 18일 국민회의와 자민련 간담회에서 의견을 더 모은 뒤 대통령과 상의해 정부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