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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2월 26일 20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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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언론인 수티차이 윤의 사회로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일본총리 및 오스카르 아리아스 전코스타리카대통령, 피델 라모스 전필리핀대통령, 펠리페 곤살레스 전스페인총리, 포울 쉴테르 전덴마크총리 등이 참석한 토론회는 예정시간을 훨씬 넘겨 두시간 동안 진행됐다.
다음은 토론요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병행은 모순이 아닌가.
▽김대통령〓민주주의를 하지 않고도 경제가 발전할 수는 있지만 부정부패와 관치경제가 심화된다. 그래서 경쟁력이 없어진다. 시장경제 없는 민주주의는 견실하지 못하다는 게 나의 신념이다.
▽곤살레스〓시장을 통해 자유가 유통되면 독재체제 통제체제 정경유착이 살아남지 못한다.
▽라모스〓시장경제와 민주주의가 잘 되려면 말이 힘이 있어야 한다. 국민이 말이라면 대통령은 마부다.
―아시아인의 생활 속에 부패가 있나.
▽울펜손〓부패는 최근 한국이 안고 있는 중요한 문제 중 하나다.
▽쉴테르〓부패를 없애기 위해서는 법적인 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완전하고 투명한 언론자유가 중요하다.
―개방해서 오히려 금융위기가 왔다는 주장도 있다.
▽아리아스〓세계화로 이익을 보는 사람도 있고 손해를 보는 사람도 있다. 올바른 윤리확립이 중요하다.
―한국은 어떤가.
▽김대통령〓선진국들이 시장을 열어야 우리도 물건을 팔 수 있다. 우리 걱정은 선진국이 문을 닫는 것이다.
―사회주의가 아직 살아있다고 보는가.
▽김대통령〓러시아식 공산주의는 사라졌으나 서구의 사회주의는 보수주의와 융합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보수주의와 사회주의는 둘 다 장단점이 있으나 시장경제를 통해 복지사회라는 하나의 흐름으로 합쳐지는 상황이 됐다.
―북한 김정일을 만난다면 뭐라고 말할 것인가.
▽김대통령〓김정일국방위원장을 만나면 근본적인 얘기를 해야 한다. 우리의 냉전구도는 미국과 구소련이 중심이 돼 만든 것이다. 당장 할 일은 대화를 통해 남북이 공존하는 일이다. 북한이 전쟁으로 문제를 풀지 않고 대화로 해결하려 한다면 한반도 평화는 오늘이라도 실현된다. 식량이나 농업생산증대 전력문제 등 북한이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지원할 것이다. 북한의 노동력은 우리 중소기업에도 도움이 된다. 여기까지 내가 아마 할 수 있을 것이고 더이상의 문제는 다음 정권과 국민이 합의해 이뤄나가야 할 것이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