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드는 권노갑…범동교동계 진언따라 黨복귀

  • 입력 1999년 2월 25일 19시 24분


국민회의 권노갑고문의 전격적인 일선복귀는 다소 의외다. 권고문은 당초 5월 전당대회에서 ‘자연스럽게’ 당무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3개월여 앞당겨졌다. 권고문이 지난해말 귀국할 때 “당분간 자중해 달라”고 한 김대중대통령의 당부로 미뤄볼 때도 상황이 급변한 셈이다.

권고문 복귀의 배경에는 ‘범동교동계’ 중진들의 강력한 진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배(金令培)부총재 김봉호(金琫鎬)국회부의장 안동선(安東善)지도위의장 등은 김대통령을 개별면담한 자리에서 권고문의 조기 당무복귀를 건의했다는 후문이다.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당을 쇄신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주된 논리였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도 24일 주례당무보고에서 김대통령에게 권고문의 당 복귀를 공식건의해 승낙을 받아냈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이같은 결정을 내려지기까지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권고문이 ‘막후실세’로 활동하고 있는 마당에 시간을 끌 경우 잡음만 양산할 것이라는 판단도 한 것 같다.

이제 가장 큰 관심사는 2년만에 복귀한 그에게 어떤 임무가 주어지느냐는 것이다. 권고문의 측근 인사들은 5월 전당대회에서 권고문에게 더 중요한 자리가 주어질 것으로 본다. 대표기용설까지 거론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하지만 그의 재등장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도 많다. 전국 정당화를 실현해야하는 시점에서 그의 복귀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이 때문에 김대통령이 권고문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속단하기는 이르다. 권고문 측근인사들의 기대처럼 당장 그를‘오른팔’의 위치로 격상시키지는 않을것 같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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