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업무 심사평가]힘센 기관 「고압태도」여전

  • 입력 1998년 12월 22일 19시 39분


22일의 정부업무심사평가 보고회에서 대기업 빅딜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가 매겨졌다. 또 정부기관들의 행정서비스에 대한 종합성적표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기관평가 지적사항〓재정경제부의 경우 대기업간 사업구조조정 지연과 퇴출대상 기업 선정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주로 지적받았다. 6월 선정된 55개 퇴출대상 기업 중 29개만이 청산절차가 진행중이며 나머지는 매각 합병 법정관리 등을 통한 정리를 시도,인수기업의 동반부실이 우려된다는 것.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시행초기에 자본잠식 상태인 통일중공업 신원 등과 부채비율이 16,585%인 진도물산, 1,797%인 고합 등을 대상기업으로 선정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국방부는 방위력 개선사업의 효율적인 연계추진이 미흡하고 행정자치부는 정부사업의 민간위탁 추진업무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교육부는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추진중인 방과후 교육활성화 시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산업자원부는 벤처기업 창업자금 지원실적이 저조하다고 평가받았다.

이밖에 정보통신부는 기업이 이용하는 인터넷 전용회선 요금이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50%까지 비싼 수준이었다.

▼고객만족도 조사결과〓통일부가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은 적극적인 민원처리 때문. 통일부는 정부세종로청사 1층에 남북교류협력 상담실을 개설하고 전담직원까지 두면서 민원을 적극적으로 처리해왔다.

상담실 전담직원들은 민원상담이 지난해보다 3,4배나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고령 이산가족들을 위해 신청서를 대필해주는 등 피부에 와닿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반면 꼴찌를 한 행정자치부는 관료주의와 권위주의적 성향이 여전히 남아 있어 민원인들에게 고압적인 인상을 주었기 때문.

청단위에서 1등을 한 병무청도 매년 80만건의 민원이 쇄도하는 곳이지만 병무비리 사건 등의 나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투명한 행정을 펴고자 노력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

특히 원스톱서비스를 하면서 누락된 민원서류를 병무청직원이 직접 민원인의 본적지로 연락, 보완해준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꼴찌를 한 철도청은 철로 보선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공사장 인근 주민들의 민원을 많이 산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체로 법무부 국세청 경찰청(민원행정분야) 등 ‘힘센 기관’들이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순위가 낮게 나왔다.

이밖에 검찰청은 수사업무의 비교가 어려워,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신설기관이어서 순위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총리실 관계자는 설명했다.

〈최영훈기자〉c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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