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국가전략/외교]남북관계와 대북전략

  • 입력 1998년 12월 6일 20시 33분


김대중(金大中)정부는 현 단계에서는 평화정착을 통한 남북간 평화공존이 시급하다는 인식하에 당장 실현이 어려운 통일은 시간을 두고 다루는 대신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최소치를 목표로 설정했다.

사실 김대중정부로서는 외환위기로 남북대결에 자원을 낭비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이전의 대결정책을 답습할 수 없었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도 북한 붕괴보다는 생존을 선호, 김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에 유리한 국제환경을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

포용정책의 현실적 핵심은 정경분리 원칙이다. 정경분리는 한마디로 ‘명분의 세계’와 ‘실리의 세계’를 분리하는 것이다. 북한이 민간경협만 빼고는 포용정책에 적대적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장기적 성과를 생각할 문제다.

21세기 초기 10년간 남북관계에서 첫번째 변수는 내각제 논쟁 등 정치상황이다. 내각제 개헌여부는 2∼3년 안에 어느 쪽으로든 가닥이 잡히겠지만 햇볕정책의 지속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방사업은 김정일(金正日)이, 경제는 정무원 책임제로 분산돼 있는 북한의 ‘비통합적 리더십’도 변수다. 경제부문에서의 최고리더십의 부재와 미사일 발사실험으로 상징되는 ‘강성 군사대국론’은 포용정책의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

따라서 이 10년간 우리의 대북정책의 목표를 최소 ‘남북간 평화공존 실현’, 최대 ‘남북연합 실현’으로 잡는다면 △북한 식량난 해결 △당국간 대화복원 △북―미, 북―일 수교를 통한 교차승인 완료 △남북간 군축 및 주한미군 철수논의 △남북연합 실현의 단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단계를 밟아가기 위해서 정부는 이른바 ‘윈셋(Win―set)’을 크게 할 필요가 있다. 대북정책에서 성과가 국내에서 더욱 폭넓게 받아들여지도록 틀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밖에 △대북정책의 목표를 단계적으로 설정해 실현가능한 전략을 세워야 하고 △지난 1년처럼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며 △경제와 안보를 구별해 생각하고 △북한의 개혁 개방을 도울 수 있는 6국포럼이나 ‘북한농업개발기구’같은 다자간 협상의 틀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백학순<세종연구소연구원·북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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